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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틀에 쌓인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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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819회 작성일 2021-02-24 16:52

본문

고정 틀에 쌓인 찌꺼기

 

이 순 섭​

지금까지 먹고 씹힌 음식 두께 얇은 막

오른쪽 윗니에 쌓여있다

침범하지 못하는 혀 안이 닿을 수 있는 입속

가난이 만들어 준 고정 틀

얼굴 사라진 어둠 속 목소리에도

느낄 수 있는 감정 북돋아 주지만

힘을 보태준 음식 고유 막 치석으로 씹어도

제대로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

가로 막는 막이 음식의 느낌을 차단했다

입 속에 붙어있는 혀로 막을 제거하려

혀끝으로 계속 핥는다

오직 힘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뻥 뚫린 잇몸 치아에는 바닷물 넘나들고

씹지 못하기에 그물은 남아있지 않다

평상시 규칙적 생활이 전해준 식탁

멀어진 시간 후 오후 식사 뛰어넘었지만

새벽어둠은 허기지다

감기는 공복 속 두 눈으로 입 다문

살인 저지른 죄수의 노래가 들려온다

떨어지려는 낙엽 잎 사이로

볼 수 있는 얼굴

씹어 전해 줄 수 있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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