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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자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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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3건 조회 1,125회 작성일 2008-01-31 13:23

본문

기억이 자라는 소리


                                                                    이 월란



기억을 낳았다 하혈 한 방울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으로 머리카락 성긴 그 두상을 내밀었을까
남루한 영혼에 기생하는 기억은 때로
망막에 비친 호숫물만 마시고도 쑤욱 자란다
애저린 휘파람 소리를 뗏목처럼 타고 누워 자라기도 하고
풍향계가 가리키는 저 바람의 골을 따라
국경의 봄을 먹고 자라기도 하고
햇살이 맥박처럼 뛰고 있는 저 창가에 몸을 누이고 두근두근
붉은 심장 만하게 자라 있기도 한다
제라늄 꽃잎 아래 벌레처럼 오물조물 모여 자라기도 하고
막비를 물고 검은 새떼처럼 날아오기도 하는 저 기억들
그렇게 한 순간 내 키보다 더 훌쩍 자라 있을 때
새벽 한기같은 기억의 그늘에 앉아 울기도 했었나
기억은 그 큰 몸집으로도 날 달래주지 않는다
드라이브인 극장의 대형 스크린처럼 생생해도
필름 속에 갇혀 있어, 입이 없어,
한번씩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길 때마다
온 몸을 부딪쳐 창을 두드리는
저 지친 겨울의 진눈깨비로 밖에 태어나지 못하는 기억들
가슴이 도려내어져 뻥 뚫린 상체를 끌어안고 서 있는 기억들
어느 한 구석 몸저림이 올 때까지 눈을 맞추다
급히 돌아서는 기억의 몸은
수수억년의 능선 너머로 전생의 잔상인 듯
푸른 고요를 토해 놓고 손금같은 길을 한 순간에 거쳐
다신 돌아오지 않을 듯 소실점으로 멀어져 간다
놓아 준 기억 밖에 없는데, 놓은 자리, 파묻은 자리
더 깊은 내 가슴 속이었음을
기억의 태반에 씨를 뿌린 바로 나의 가슴 속이었음을
파랗게 날 세운 불립문자 한 조각에 가슴이 벤 후에야
아픈 머리채를 흔들며 돌아서는 기억
                                           
                                                                  2008-01-30

추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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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의 태반에>< 씨를> 뿌린 바로 나의 가슴 속이었음을
<파랗게 날 세운. 불립문자 한 조각에 가슴이 벤 후에야
아픈 머리채를 흔들며 돌아서는 <기억> ,,,,,,,, 네
머물다갑니다 건안하세요

김양희님의 댓글

김양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시인님

수수억년의 능선 너머로 전생의 잔상인 듯
푸른 고요를 토해 놓고 손금같은 길을 한 순간에 거쳐
다신 돌아오지 않을 듯 소실점으로 멀어져 간다
고운글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요즘  기억이  죽었어요.ㅎㅎ
소생 가망도 없나봅니다.
시인님의  가슴에서 자라는 기억은
소중한 생명양식이  되겠지요.
기대하면서
저의  기억은  언제 쯤  울음을 터트릴지.....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기억 보다는 나쁜 기억의 생명력이 더 강하고 장수하나 봅니다.
떠올리고 싶은 기억은 꼬랑지만 겨우 잡히는 듯 마는 듯 하고
지워 없애고싶은 기억은 찰거머리처럼 악착같이 떨어지질 않지요.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기억은 오래 남기고,
나쁜 기억은 잊어버려야....
시인님 요즘 개학기라 바빠서
덧글이 늦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하루 되세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을 매일 탄생하고 싶은 욕심만 무성할 뿐
차츰 사라져가는 기억들
벌써 치매기가 있나?
시인님 좋은 기억들만 오래 간직하세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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