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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목련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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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상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14회 작성일 2020-04-04 09:53

본문

우리집 목련은 슬프다

 

이상준

 

 

봄은

하늘에서 올까?

담장 밖에서 올까?

 

우리집 목련은 키가 커서 잘보인다

하늘도 바라보고

담장 밖을 바라보고

 

기다리다

먼저 피웠는데

봄은 다른데 눈이 가고

무관심..

 

서러움이 가지의 끝, 모서리에 모여

 

밤새

생각이 몽글몽글 구름꽃을 피우다가

눈송이 처럼 쌓이고..

 

순수하고 여린 만큼

소심해 상처도 컸을

가지의 끝은 세상의 끝이었다

 

사방으로 하얗게 웃어 보였지만

외면하는..

덧없는 삶

벼랑의 끝은 늘 외로웠다

 

수년을 이 자리에

그리워 하며

피고 진 것을..

 

아쉬움도 잠시

바람이 숨을 걷어 간다

하얀 생명들이 툭 툭

여기저기 흩어져 길바닥에 눕는데..

 

봄은 아직도

야속하게 먼발치에서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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