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거노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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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거노인의 죽음
김종수
방울소리 딸랑 앞세우고, 상여가 간다
길 터는 만장도 하나 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고하고
슬플 것 실컷 슬퍼 해 본
멸손滅孫한 언덕집 마지막 목숨이
눈도 멀고 귀도 먼 팔순 할매가
앞세운 자식 셋을 만난다고 꽃나들이 나선다
갈잎 같은 노잣돈 몇 장 새끼줄에 꽂고
앞소리꾼 길 트는 소리는 흥도 없다
뒤따르던 늙은 걸음 몇 몇,
문밖이 저승이라, 어서가소 바삐 가소,
빈집 지붕위에,
삼일을 울어대던 검은고양이 한 마리
상여가 제를 넘자 처마 밑에 사잣밥을 훔쳐
마지막 공양을 한다
북망산은 어찌 찾아갈까?
어느 아낙의 말에
지팡이 보다 더 굽은 노인네가 하는 말이
밤마다 북망산 산삼을 캐 먹고 살았단다.
사잣밥: 초상난 집에서 죽은 사람의 넋을 부를 때 저승의 사자에게 대접하는
뜻으로 채반에 담아 놓는 세 그릇의 밥
김종수
방울소리 딸랑 앞세우고, 상여가 간다
길 터는 만장도 하나 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고하고
슬플 것 실컷 슬퍼 해 본
멸손滅孫한 언덕집 마지막 목숨이
눈도 멀고 귀도 먼 팔순 할매가
앞세운 자식 셋을 만난다고 꽃나들이 나선다
갈잎 같은 노잣돈 몇 장 새끼줄에 꽂고
앞소리꾼 길 트는 소리는 흥도 없다
뒤따르던 늙은 걸음 몇 몇,
문밖이 저승이라, 어서가소 바삐 가소,
빈집 지붕위에,
삼일을 울어대던 검은고양이 한 마리
상여가 제를 넘자 처마 밑에 사잣밥을 훔쳐
마지막 공양을 한다
북망산은 어찌 찾아갈까?
어느 아낙의 말에
지팡이 보다 더 굽은 노인네가 하는 말이
밤마다 북망산 산삼을 캐 먹고 살았단다.
사잣밥: 초상난 집에서 죽은 사람의 넋을 부를 때 저승의 사자에게 대접하는
뜻으로 채반에 담아 놓는 세 그릇의 밥
추천8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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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아픈 사연
그러나 요즘은 흔한 일이 되고 말았네요.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매마른 황무지를 걸어 가듯
삶이, 거북해 집니다.
변정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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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겪어을 그분의 심정이 헤아려져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자식들 만나 아름다운 곳에서의 삶을 기다려봅니다. 고맙습니다.
김영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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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빕니다.
북만산천가는 길 노자돈없이 훌훌떠나가는 길 차라리 날 불러주었으면*******
상여가 재를 넘을때 독고노인 누구일까????
인생길 화무는 십일홍이라 하지요,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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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은 곳 아파오는
훌륭한 詩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