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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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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명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872회 작성일 2010-06-21 12:04

본문

안개 낀 날

                              권 명 은

자꾸 가라앉는다
오전이 다가도록 걷히지 않는 안개는
잠이 덜 깬 새벽을 흉내 내고 있다
떠지지 않는 눈을 비벼대도
쉬이 깨지 못하는 잠처럼
어둠의 잔영이 곳곳에 늘어져 있다

무겁다
어께에 얹힌 풀지 못한 피로 같은
느낌의 이 무게감이 싫다
물에 잠긴 솜처럼
털고 일어서지 못한 어제가
희뿌옇게 자리 깔고 누워 있다

길 건너 먼 산 마저도
밤새 떨쳐내지 못한 두터운 미련
희멀겋게 휘감고 드러누워
여태 일어날 기미조차 없는 듯 하다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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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개 자욱한
그런 날에는 왜 마음도 희뿌연지...
맑은 햇살 한 줌이면 확~  달아 날  안개여도
마음에 낀  안개는 그렇게
푹  취한 맥주  처럼  질기네요. ㅎㅎ

지재원님의 댓글

지재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권 시인님의 시를 자꾸 열게 됩니다. 삶의 언어로  부드럽게 번지는 물감같은 느낌이어서 정말 좋습니다. 저희 부부는 주말 마다 산을 가는데 산 위에서 안개가 걷힐 때의 광경은 정말 멋지답니다. 아이 훌륭하게 다 키워놓고 저희 부부처럼 산에 다니기를 권합니다.

이광식님의 댓글

이광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무게가 안개로 비유되어 다가옵니다. 훌훌 털어내시어 안개를 걷어 올리고 햇살 쨍쨍 비치는
맑은 날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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