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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기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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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임한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88회 작성일 2021-10-06 14:40

본문

새벽기도 가는 길

새벽기도 가는 길.

종이상자 줍는 백발 할머니도
음식 쓰레기 퍼 담는 청소차도
위태한 세월들을 힘겹게 건너고 있다.

세상의 배설물들은 저렇게 쌓여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주구장창 예배만 보는 나도
구원의 리어카,
부활의 청소차에 이 새벽 실려 갈 수 있을지.

떠난 곳은 무엇인가로 항상 채워지는 법이거늘
그런데도 난 악착같이 붙어살자고
포복으로 삽자가 앞까지 기어서 왔다.

생면부지 타인의 인생도 이리 애달픈데
나는 무얼 바라 두 손 모아 조아리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박차고 나온 하늘엔 달도 밝다.

작은 발소리에 숨어드는 어미 고양이
갓 젖 뗀 새끼들을 물어 옮기느라 재빠르다.
나는
경건하게 종이상자를 펼쳐 새끼들을 전해 받는다.
음식물을 뒤져 생선을 발라 입에도 넣어본다.

세상의 배설물들은 나와 함께
그렇게
휴거도 없이
다시 부활하고 있었다.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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