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바이러스

이 순 섭

공중으로 떠오르는 몸 뚱아리가 던져준 별사탕

아주 작은 화분 밑받침 빼고 들어 올린다

내 발바닥에는 깊은 크레파스가 있다

그것도 모르고 기다란 커터칼로 잘라

걸을 때 통증 느껴 걷기 힘들었다

눈덩어리 깎여 내렸다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자가 통증 줄이는 힘으로

걸어가는 길에 별 이상은 없었다

누군가엔가 넘나든 입으로 가는, 입에 머문

말꼬리 잡은 무서운 병균으로 굳어진 굳은 살

머릿속 맴돈 티눈 티끌모아 눈 내린 계곡

흰 마스크 뿐 검은 마스크는 보이지 않았다

콕콕 찌른 바늘 아픔으로 걸어온 길

흰 눈 깔아 먼 소리 멀리한 포드득 · 포드득

가까이 다가온 귀 멀리한 실내에 날아다니는 파리

유쾌한 웃음소리에 놀라 찢어진 입

끝내 찾지 못한 날아다니는 파리 뒤로하고

동네 사람 앉아 기다리는 병원을 찾는다

발바닥 긁지 못해 기억나지 않는 입

먹은 것은 모두 들어가

알다 모르게 거품, 아니 그게 아니야

기포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와 원은 끊임없이

​

오랜만에 처음 쓰는 마음

유리잔은 넘치지 않아 낮달 둥근 얼굴 닮은

모래 알 따라 아침에 집에 들어와서는

모든 것을 다 잊고 싶다    

즐거운 바이러스 냠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