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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소진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2021-12-19 17:27

본문

길들은 흩어지고

불운한 군주는 낡은 종이와 펜을 꺼내든다

상냥한 밤길로 그대여, 안녕히

 

나는 차창가로 흘러내리며

추억을 토닥거리는 빗방울들을 보았다

외롭고 슬픈 짐승들은

낙엽들을 토해내며 쓸쓸히

안개 속으로 스며든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 결백의 그림자 하나

휘청인다

 

아비의 청춘은 순결하고

우리들은 밤마다 낡은 구두를 닦는다

때묻은 세월을 켜켜이 넘기며

시인들의 이름은 잊혀질 것이다

 

익숙한 시간의 틈으로

구겨진 기억들은 연기처럼 휘날린다

 

은은한 누이의 넋이여!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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