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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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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이내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98회 작성일 2018-08-14 16:54

본문

폭풍전야

 

 

하늘에 먹구름이 몰려오자

 

담장을 기던 호박 넝쿨이 몸을 사린다. 바닥은 습기로 흥건하고 옥수수

 

밭은 불안한 바람으로 흔들린다. 녹슨 철문이 삐걱거리며 빨랫줄에 걸린

 

빨래들이 미친 듯이 뒤집히고 개들이 하늘을 바라보며 헛 울음을 운다.

 


모든 악마들이 골짜기로 모여들고 모의를 시작한다

 


번갯불이 허공을 가른다. 지축을 흔드는 천둥은 오후 9시를 강타하고 유리창에 나딩군다. 갑자기 구름


은 폭우를 쏟아내기 시작하고 하수구의 아가리는 물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다. 하늘이 무너지고 지상


의 모든 것은 발목이 젖기 시작한다. 지하 월세방은 이미 잠겨버렸다.

 

 

뱀처럼 민첩한 동작으로 구불거리는 물줄기는 천하무적이다. 뒤집히고

 

쓰러지고 할키고 아수라장으로 속수무책이 되어버린 지구는 물의 독침으

 

로 휘청거린다.

 

 

어떠한 것으로도 맛설 수 없는 독주, 폭풍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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