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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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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조서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32회 작성일 2020-12-10 22:47

본문

시인의 자세

조서진

비가 오고 음악이 흐르고

한 시인의 시 낭송은 빗소리에

장단을 맞추다가 스르르

내 심장 속으로 들어온다

 

시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온몸에 전율이 되어 온다는 것은  

귀가 아닌 가슴으로 느낀다는 것은     

나는, 내가 어린 시인이 되었음을 자인(自認)하게 된다

 

아리게 살아온 젊은 청춘

아픔과 분노를 삭이던 중년의 삶을

하느님은, 그동안 나에게    

시인의 손짓을 내밀고 있었던 모양이다

 

어린 시인은 그 아리던 추억을 되뇌어

시를 쓰고 읊조려야 할 것이다  

나의 상처를 치유하듯

타인의 아픔도 달래주어야 하는 것이

정녕 시인의 운명이자 자세인 것을 알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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