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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거리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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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지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91회 작성일 2018-05-13 08:23

본문

비 온 뒤 거리풍경
류지훈

서럽게 울던 하늘이 그치고나면
햇살 눈이 부시게 밝아오는 새벽
어제의 슬픔은 비로 씻겨 내려가고
오늘은 햇살 같은 미소로 살고싶다
비가 온 뒤 웅덩이에 고인 물은
햇살의 소매 끝을 잡고 날아 오르거나
지나가는 바람의 손을 잡고 달려가거나
질주하는 자동차의 바퀴에 뭉개지거나
뿌연 먼지로 뒤덮였던 유리창은
빗물로 말끔히 닦여 
창문 너머 햇살이 어렴풋이 보인다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은 무표정한 흑백사진
간혹 칼라풀한 아가씨들의 미니스커트
배꼽을 삐죽이 내미는 탱크탑의 새침떼기
비 온 뒤 사람들의 마음도 개였으면 좋겠는데
그건 쉽지가 않을 것도 같고
투덜 투덜 거리며 걸어가는 밥버거 아줌마
손님 없는 주일은 가게에 
비가 아직 그치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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