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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담아 온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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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素熙 안효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029회 작성일 2010-07-02 16:15

본문

행복을 담아온  산책

素熙안효진

  차에서 내리는데 향기가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귀한 향수병을 깨뜨렸나보다. 모처럼 이른 귀가를 하였더니 집에 있기가 아까워서 산책을 하려고 운동화를 신고 나왔다. 한가로운 오후의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남편과 잡은 손을 흔들흔들 콧노래를 흥얼흥얼 하며 아파트를 벗어나자 심술궂은 바람에 수많은 꽃송이들이 진하게 향내를 뿌려댄다. 백봉 산자락을 따라 피어있는 아카시아나무 가로수. 겅중겅중 뛰어올라 늘어진 가지를 잡아채어 딴 꽃을  탐스레 먹으며 내게도 준다. 먹어도 괜찮을까 꽃잎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리자 요즈음 비가 많이 와서 괜찮아 그 소리에 힘입어 얼른 입으로 가져가본다. 들쩍지근하고도 싱싱한 동심童心으로 오물거리는 추억을.

  산에서 풍기는 신록의 방림芳林이 찔레꽃봉오리를 살짝 살짝 어루만지며 별처럼 피어 고상한 찔레꽃에 수작을 걸고 있는 중인데, 하얀 배추벌레 나비가 잘한다고 팔랑팔랑 부추긴다. 차를 타고 지나치던 산길을 소년소녀처럼 우리는 매우 즐거워하면서 숲을 헤치며갔다. 어느 부지런한 손길이 머문 밭뙈기에는 보랏빛가지가 예쁘게 열려 있다. 산모롱이를 돌아가자 00교회와 마당이 나왔다. 외진 산 길가에 있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누굴까 평소에 궁금해 하던 곳이다. 주차장 끝까지 다가간 우리는 깜짝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그동안 오가며보아 온 것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저 아래에서 아주머니한 분이 들여다보고 있는 연못과, 아름다운 녹색정원이 펼쳐져 있는 통유리로 된 집이 우리가 보고 다닌 교회와 이어져 있어 삼층에 해당되는 윗부분을, 여태껏 단층으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사모님이세요! 거기 물고기가 있나요? 내가 큰소리로 외쳤다. 네 맞아요. 그 옆에 층계가 있으니 와서 구경하세요! 한다. 잘 짠 나무로 만들어진 층계를 밟으며 여기에 이런 곳이 있는 것을 발견한 우리는 큰 감동으로 흥분되었다.
  내려가서 몇 번이나 더 감탄해야 했다. 위에선 보이지 않았는데 남자 분이 연못 안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집 위치가 산 중턱이라서 자연 그대로의 주변 경관도 훌륭하지만 이름도 모르는 야생화와, 목사님이 손수 만들었다는 야외 풀장과 수석들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별천지세상이다.
  후덕한 어머니처럼 집안 구석구석을 친절하게 구경시켜 주며 가리키는 곳에 투명한 유리창 넘어 들어 온 파란하늘이 가슴을 뻥 뚫고 나가 시원하게 잔디에 떨어져있다. 먼저 밖으로 나간 사모님이 여기 좀 보세요! 하는 소리를 따라 가보았다.
  연못 위로 인공 폭포에서 물이 흐르고 네온사인이 물속에서 번쩍번쩍하는 것이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었다. 모기를 없애려고 연못에다 미꾸라지를 넣어두었는데 그만 전선 밑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고장 난 것을 손수 고쳤다며 처음으로 우리 집에 놀러온 선물로 보여준다고 한다.

  발끝으로 만난 이웃, 그동안 바쁘게 살면서 자동차로 이동하다보니 행복을 잃어버리고 산 것은 얼마나 많은가. 길섶에 핀 개망초 아름다운 것을, 무엇보다도 사람이 사람을 얻는 일들은, 초록빛물들이는 향기에 취해 발걸음 닿는 대로 걸으면서 소중한 생명을 다시 찾은 느낌이다. 맑고 푸르른 하늘을 보며 심호흡을 한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아, 더없이 행복한 날이다.
 
2010/ 5/ 30
추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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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요, 행복은 너무도 가까운 곳에 있어요,
내 가슴 조금만 열면,
지천으로 행복이 널려 있는데...
욕심이란 것이 늘  가로막고 서서
마음을 어둡게 하나 봅니다.ㅎㅎ

김효태님의 댓글

김효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7월의 싱그러운 신록이 까르르 웃는 날
안시인님은  김영규 만화가님의 손을 잡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의 그림을 본듯 합니다.
정말 부럽네요!. ~ 그렇게 늘 행복 하세요.

김영우님의 댓글

김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평화를 빕니다.!

지난번 한번 뵈옵던 시인님과
김영규 만화가 님의 모습이 눈에 아롱지어 집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주님의 축복속에서 행복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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