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별의 낙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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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란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189회 작성일 2006-10-09 02:16본문
가을은 이별의 낙서장이다.
박 란 경
산은 멀리 달아 날 것이다
짙은 수음의 책임
물을 새도 없이
기어코 풍성하던 잎사귀
말초신경 세포까지 홧홧 타오르며
멀리 산속으로
길 위에 길
두 고랑 쯤 풀어
달아났던 그것들
암 고라니 두어 마리, 낙타 서너 마리, 벌건 눈의 토끼 다소 몇 마리
그러나 얌체족은 아니지
황급히 즐기다 뿌린 씨앗의 즙
들판은 구절초, 쑥부쟁이
아무것에나 둘러붙는
그 도둑놈 씨 배불려 놓았다
포도즙 노을 미친 듯 흘러가고
그녀 제일 루 아픈 가슴 한복판에
눈꽃 같은 그런 사랑마저
검은 동공끝점
깊숙이 문신을 새겼다
어둠은 시작도 않았는데
깊은 늪 속 청둥오리
암컷 버린
수컷의 황홀한 비열음
허공을 낳았다
겨울은 오질 않은데
찡 하게 얼어버린
눈썹아래 눈물 갈아
얼룩덜룩한 갈잎
발끝에서
바스락거리며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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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환상적으로 펼저지내요...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제 이 가을도 이별을 남기고 가겠지요
또 다른 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오겠지요
한 계절을 노래하시는 글
편히 쉬어갑니다
인사드리고 갑니다
고운 시간으로 가득하소서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별....그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합니다.
박란경 시인님. 맑은 미소. 뵌지 오래되어 뵙고 싶습니다.
11월에 뵙겠습니다. 10월호 연재작품 잘 읽었습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을 좀 남았군요
이계절 풍성한 마음
되였으면 합니다
박태원님의 댓글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가을은 사랑과 이별이 다르고 같게 행하는가 봅니다
소중하지만 흔적없는 허공이 저벅저벅 걸어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