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장어와 황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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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9건 조회 2,319회 작성일 2007-07-01 19:48본문
얼음 녹이는 여름 다 헐어 내려지고
민물장어는 송어·메기·빠가사리·쏘가리·잡고기·민물장어
잡으러 임진강으로 떠난다.
이렇게 빨리 떠나가야 했다면
이마에 큰 張자 왜 붙이고 밤낮으로
긴 몸 부유하고 이 세상 헤엄치며 헤매다 사라져
긴 몸 속 민물 다 토해내 꼬리 흔들며 사라졌는가?
긁어도 떨어지지 않는 겨드랑이 털에 아침 이슬방울
매달려 신음하는 소리 달리는 마차 수레바퀴
두 개 떨어져 나가 목이 긴 말 큰 눈방울 감고
긴 꼬리털로 미끄러져 나가는 민물장어 휘어감아
임진강으로 내던진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쏘가리 불규칙한
잿빛 다각형 무늬 퍼져 이마에 붙은 張자 덮어
입 큰 빠가사리 네 쌍 수염 중 두 쌍 뽑혀져
날아와 박혀버린다.
한강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명품이라고
한강에서만 떠다니고 임진강에는 가지 않는 세월
남아있는 빠가사리 두 쌍 수염 매운탕에 빠져
은젓가락으로 건져내 김 오르는 아침밥에 올려놓으면
은젓가락 수염 닿은 부분 검은색으로 변해
흰 밥알 검게 만든다.
밥알 보이지 않는 위 속에서 녹아
끝이 있는 항문으로 빠져나간다.
변하지 않는 이마 넓이에 떨어져 나간 張자 자리
임진강이 들어와 차지하는 날 긴 호수에서 내뿜는 물
쏟아져 내려 이름 없는 잡고기 내장에 담긴 썩은 물
흘러내려 명품인 황쏘가리 입 크게 벌리고 받아 마신다.
황쏘가리 黃자 이마에 붙이고 임진강에 올라갈 수 있게
자비를 베푸는 흐르는 한강이 있다.
명품인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달려 남아있는
두 수레바퀴에 감겨 눈물 흘리는 말 두 눈망울에
아침이슬 맺힌 검은 눈썹 사이로 남아 민물 토해내고 헤엄쳐
겨드랑이 털 습생(濕生)의 길목에 자라나 떨어져
황쏘가리 휘어 감는다.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답고 멋진글에 잠시머물다 갑니다
장마전선이 오락가락합니다....
건강 조심 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임춘임님의 댓글
임춘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황쏘가리...듣기만 하여도 황홀하네요...언젠가 한번 본적이 있는데....그 빛 자체가.........
김영숙님의 댓글
김영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향내음 물씬나는 시어들 감시히 뵙고갑니다
현항석님의 댓글
현항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민물장어와 황쏘가리 감상 잘 하였습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날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 닿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임진강과 한탄강이 어우러지는 이곳 연천에서 이들의 모습을 그리다 갑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침이슬 맺힌 검은 눈썹 사이로 남아 민물 토해내고 헤엄쳐
겨드랑이 털 습생(濕生)의 길목에 자라나 떨어져
황쏘가리 휘어 감는다."
이순섭 시인님의 글은 멋이 있습니다
많은것 배우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어구이와 회가 먹고 싶어지는 시입니다. ^*^
물 속에도 물 밖의 세상 못지않은 거친 생들이 살아가고 있겠지요?
장마철에도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꼴깍!!
쏘가래 매운탕과 장어구이만 생각나는
그저 우매한 여인네의 침 넘기는 소리만 두고 갈 뿐...
언감생심 감히 詩의 의미를 알기나 하겠어요? ^^*
이필영님의 댓글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황쏘가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모릅니다. 시인님의 시를 읽으니 궁금해집니다
안녕하세요. 오랜 만에 인사드립니다. 여전히 늘 멋진 글을 선사하시는 시인님
궂은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아름다운 하루 되시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