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븐너물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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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002회 작성일 2014-10-19 13:42본문
<씨븐너물할매>
김혜련
삶의 플러그를 몽땅 뽑아버리고 싶은 날이면
순천 중앙시장 뒷골목 곱창집 앞에서
30년째 푸성귀를 파는 씨븐너물할매를 만나러 가라.
씀바귀, 쑥부쟁이, 돌미나리, 돌나물, 원추리, 취나물을
함지박마다 수북이 담아놓고 파는
손톱 밑에 까만 흙먼지가
고생대 지층을 이룬 씨븐너물할매의 손을 잡아 보라.
황사도 폭염도 서리바람도 눈보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뚝방마을에서 새벽차를 타고 푸성귀를 내오는
할매의 거북등짝 닮은 손을 잡으면
그토록 절박하게만 느껴지던 고통스런 내 삶의 살점들이
한낱 정신적 사치로만 느껴져
훔치던 눈물을 대충 감추고
도망치듯 돌아온다.
* 씨븐너물할매 : ‘쓴 나물 할머니’라는 의미의 사투리. ‘쓴 나물’은 ‘씀바귀’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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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쑵은(쓴) 나물처럼 인간의 고뇌도 틀림없이 그리 쓰디쓸 것입니다
저 할매는 나물이라는 여러가지 인간의 생과 관련된 고뇌와 번뇌들을
전시하고 팔면서 어쩌면 우리들에게 삶의 지표를 제시해주는 것 같네요 ..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만 고해속의 삶 살아가는 줄 알았던이
푸성귀 같은 쓴 나물에도 인간들과 같은 번민들 안고
있음을 또한번 느껴 봅니다
입에 쓴 것이 약이라 하신 선조들 지혜의 가르침
또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김석범 님, 정경숙 님,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할머니의 가뭄에 지친 논바닥처럼 갈라지고 까맣게 삶의 고통과 때가 묻은 손이 지금 이 순간도 눈앞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