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 -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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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2,101회 작성일 2007-03-27 23:08본문
부킹과 퍼킹을 끝내야 하는
좌우로 갈라진 20명
B-BOY 크루(Crew)가 배틀을 벌이고 있다.
잡고 먹는 팔이 다리가 되고
걷고 차는 다리가 팔이 되어도
하나 밖에 없는 목은 위로 서나 아래로 서나 목인 채
B-BOY 너는 던지면 던지는 힘에 따라
튀는 고무공
바닥에 손을 짚고 몸을 풍차처럼 돌릴 때
팔은 바닥에 뿌리 있는 나무를 심고
한 손으로 물구나무서서 통통 몸을 튀길 때면
몸이 우주에 유영하는 것 같다.
헤드스핀을 거듭되게 몇 십 바퀴 돌아도
리듬을 못 타고 쓰러지면 춤꾼이 아닌 것처럼
파워무드를 거쳐 프리스타일에서 프리즈까지
수없이 흔들리는 너의 팔과 다리에
눈과 코 입이 있는 얼굴이 붙어있다.
한 팀에서 나비가 말려 있는 긴 대롱 입 펼치고
사이키 조명 아래 흩어져 흐르고 있는 꿀 빨고 사라지면
지체 없이 상대 팀 벌, 물고 핥고 빨기에 알맞은 입으로
바닥 헤집고 다녀 그물 같은 바닥은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아
B-BOY 운동화 벋어 던지고
무대 아래로 뛰어내린다. 20분 흘러
나비는 부킹에서 벌에 이겼지만 퍼킹에서 지고 말았다.
승자된 벌
머리에 붙어 있는 더듬이와 한 쌍의 겹눈 세 개의 홑눈
가슴에 자란 두 쌍의 날개와 세 쌍의 다리 중
세 개의 홑눈 버리고 조명 꺼진 무대 뒤로 날아오른다.
나무는 뿌리 채 뽑혀져
흐르는 물과 꿀이 없는 사막처럼 변한 무대 위에서
통통 뛰는 고무공에서 럭비공으로 변한 B-BOY 찾으려
원심력 있는 공간에서 구심력 있는 바다 물에
뿌리 내려
우주를 유영하고 돌아온 혜성에게 성냥개비로
불 붙여주면 바닷물 냄비 물처럼 졸아들어
나무뿌리 말라
벌은 나비 가슴에 붙은 두 쌍의 날개에 덮여 있는
인고(忍苦)의 비늘 인분(鱗粉) 찾아
B-BOY 땀에 젖은 몸에 바르려고 슬프게 날고 있다.
목은 목인 채 달려 두 팔과 두 다리 중
성하지 못한 왼쪽 다리 어머니 손 주물림에
천행(天幸)으로 개다리 되어도
B-BOY는 두 다리가 교차하는 동안
한 손이 바닥을 튕기는 배틀을 벌이고 있다.
선보일 춤은 ‘고독한 갈색 수리부엉이’ 춤이다.
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BOY 크루(Crew)가 배틀을 벌이고 있다.
열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BOY... 멋진글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건필하십시요,,,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제가 봐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예요.
한 편 부럽기도 하고, 한 편 멋지기도 하고, 한 편 얼마나 아플까 하는...
인고(忍苦)의 비늘 인분(鱗粉) 찾아
오늘도 슬프게 날고 있는 B-BOY들~~.
멋진 젊음에,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열정에 힘찬 갈채를 보내주고 싶은 아침입니다.
하늘빛 우울해도 오늘 하루 멋지게 보내시길요..^^*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B-Boy 가 뭔지 몰랐답니다...
화려한 무대 뒤의 피나는 연습이 얼마나 고독한 싸움일까... 하는 생각,
뭔가 시원하게 비틀어주는 그들의 몸짓에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지요..
건강하세요 시인님..
김정수님의 댓글
김정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 젊은이의 춤이 대단하지요. 몸이 날개를 단 듯 몸으로 말을 하는 몸짓에 놀랄뿐입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보이 /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잘한다고들 하지요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우영애님의 댓글
우영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보이 글에
잔잔하신 마음 엿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