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간장종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436회 작성일 2007-05-08 13:48

본문

간장종지


                                                                            이 월란



나의 주방엔 앙증맞은 간장종지 세 개가 있다
오래 전 친정에 갔을 때 엄마가 주신 것이다
엄마 이것 진짜 이쁘다 하면 가져가라 하셨다
엄마 이것도 이쁘다 하면 그것도 가져가라 하셨다
딸은 모조리 야지리 허가받은 날도둑들이라 하시며
내 입에서 이쁘다 하는 소리를 듣는 물건들은 죄다
내 가방 속으로 터질 듯이 쑤셔박혀 태평양을 건너 오게 되는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을 그렇게 뺏어 오면 난 행복했었나 보다
엄마의 사랑을 육안으로 구별이 가능하게끔 변신시키는 행위였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딸아이가 그 간장종지를 자세히 보더니
엄마 이것들 사이즈가 달라요 잘 보니까. 하는 것이었다
난 똑같은 사이즈인줄 알고 내내 써 왔었다
그까짓것들 사이즈가 다르면 어떻고 같으면 어땠으랴만
난 그 종지 세 개를 들여다 보며 싱크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울었나보다
내가 알지 못하고 살아온 엄마의 비밀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었다
내가 알고 싶지도, 묻지도 않았던 얼마나 많은 비밀들을 그 분은 안고 가셨을까
엄마의 과거, 엄마의 사랑, 당신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있었을 비밀들.....
난 관심도 없이 나 살아가기에만 그저 바빴다
알고 난 지금은 습관처럼 꼭 사이즈대로 포개어 둔다
구별이 힘들만큼 거의 같은 사이즈이지만 늘 살피게 된다
이제와서 뭣하러 그러고 있어야만 할까 싶어도
그렇게 구별해 두면 그 분이 안고 가신, 내가 알지 못하는 숱한 사연들도
제자리를 찾아 한숨이 거두어질까 싶어서이리라

                                                                              2007.5.7
추천2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 이것 진짜 이쁘다 하면 가져가라 하셨다
ㅎㅎ
얼마나 얼마나 전 부 다 주고도 더 주고픈 마음일까?
엄마의 과거, 엄마의 사랑, 당신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있었을 비밀들.....

아름다운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쁘다 함은 탐나다,는 별칭이군요.
어느 나라나 같은 것 같습니다. 친구
사이에서도 가진 물건을 자주 칭찬하면 아니 줄 수 없더군요.
그것이 모녀간에는 두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사이즈에 지나간 스토리가
보이는군요, 이제부터 사이즈에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장종지 마다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배어 있는 것같습니다. 크기가 다른 간장종지는 어버이 날에 다시 한 번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가 봅니다. 5월 8일 어버이 날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워 집니다. 좋은 봄날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6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60
읽고 싶은 날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0 2008-08-11 3
259
푸른 우체국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5 2008-07-22 3
258
탈놀이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0 2008-08-12 3
25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8 2008-09-07 3
25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8 2007-04-21 2
255
아침의 이별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2008-06-13 2
254
동거(同居)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0 2008-08-13 2
열람중
간장종지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7 2007-05-08 2
25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7 2008-03-15 2
251
포효(咆哮)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2008-06-14 2
250
분신(分身)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2008-08-14 2
24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2007-02-14 2
24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9 2008-07-05 2
247
스시맨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5 2008-09-10 2
246
이별나무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2008-09-11 2
245
홈리스 (homeless)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1 2008-06-01 2
244
상사병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 2007-02-17 2
24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8 2008-05-06 2
242
비섬 댓글+ 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2008-06-01 2
241
미리내 댓글+ 1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2 2007-10-23 2
24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3 2008-07-09 2
239
나를 지쳐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4 2008-03-23 2
238
흔적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2008-08-29 2
237
만개(滿開)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7 2008-03-24 2
236
포이즌(poison)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0 2008-08-31 2
23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8 2008-10-08 2
23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2 2007-02-03 2
233
나의 사람아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4 2007-10-08 2
232
외로움 벗기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2008-06-08 2
231
로란 (LORAN)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1 2008-07-17 2
230
자해(自害)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1 2008-09-02 2
22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2 2008-03-10 2
228
사랑 7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2 2008-09-03 2
22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0 2008-06-26 2
226
사랑 2 댓글+ 1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0 2007-07-10 2
225
시야(視野) 댓글+ 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5 2008-09-05 2
224
들꽃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 2007-07-11 2
223
한글교실 댓글+ 1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0 2007-02-12 1
222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7 2007-09-05 1
22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5 2008-09-08 1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