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없는 수돗물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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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3,177회 작성일 2011-11-19 11:22본문
계량기 없는 수돗물 값
이 순 섭
머리 앞이나 뒤에 또 하나의 머리가 있어야할 것 같다.
차마 자존심에 꺼내기 싫은 말은 뒤 머리에 간직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 말은 앞머리에 모아둔다.
오늘 내일 눈에 보이는 사람에게 말할 기회를 엿보지만
작은 두려움에 덮어둔 진실이 말을 열지 못하고 있다.
두 눈이 침침해오면 밖에 나가 찬바람 쐬고
물이 약인 찬물을 마신다. 밝아져 오는 눈
천당보다 멀지 않은 천장에 달려 멈춰서 있는 풍력기 바라본다.
물불 가리지 않는 소란한 문 닫는 소리에 놀라기 전
대낮인데도 불 켜 놓은 화장실 앞 전등 스위치는 꺼져있다.
각자 전기계량기는 있지만 수도계량기 없는 집
도시가스계량기는 닫아놓은 셔터 문, 차고 안 벽에 붙어있다.
화장실 문 전등 켜면 소변기에도
좌변기와 갈라진 두 벽 사이로 비추고
덩달아 지린내 밖으로 빼내는 환풍기는 빛 밝히고 같이 돈다.
전기요금 내는 주인 가슴과 연결된 전선이지만
주인 손님들은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
간혹 한 두 사람이 이용하지만 더 깨끗한 화장실 사용하라고
유도하는 주인
수도요금은 계량기가 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이용치 않고
환풍기 돌아가는 화장실 사용하는 주인이게 두 달에 한 번씩
많은 요금을 내고, 수시로 불 켜있는 화장실 전기 스위치 관찰하며
매우 귀찮고 성가시게 끄고 있다.
뒤 머리에 모아둔 굳게 마음먹은 말문을 수도요금 받는 주인이게 연다.
손님이 없으니 수도요금을 덜 내겠다고.
주인은 망설이다 손님이 많이 오면 전과같이 내라고 한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화장실 전기사용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오늘은 24시간 영업하는 음식점이 저녁 아홉 시에 문을 닫았다.
화장실 사용하는 사람들이 올라오지 않을 것이다.
마음이 편한 밤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을 켜놓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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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생님! 평안 하셨습니까? 오래만에 뵙는군요,
늘 감명 깊게 감상하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 감사합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계량기 없는 수돗물 값>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돗물의 애로 사항을
일상 생활 처럼 체험하며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