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말이 없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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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367회 작성일 2014-05-26 10:13본문
개는 말이 없는 개
이 순 섭
짓고, 끙끙거리고, 먹고, 싸고, 지리고, 교미하고, 낳고
개는 짓고, 사람은 말을 한다.
폴란드 검은 개는 세 살 여자 아이 살려 신문에 나오고
일본 북해도에서 사는 어부는 폭설에 바람이 불어오는 북쪽을 등지고
아 홉 살 딸을 품에 안아 살렸지만 죽어서 방송에 나왔다.
짓는 개는 살고 말하는 사람은 죽어 개를 잡아먹는 나라가 있다.
쓰고, 읽고, 말하고, 잘난 채하고, 거짓말하고
개는 급하면 아무 곳에서나 교미하고, 사람은 사람이
안 보이는 곳에 떨어지면 표시나지 않는 정을 나눈다.
짐승이 사람 보다 낫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저걸 낳고 미역국을 먹었어.
다 큰 자식 그곳이 아프다고, 신문에 날 일이네
비뇨기과 있는 성병 천국 그건 옛말
개는 말이 없고 성병이 없어 입에 흰 거품 물고
긴 혀 바람 쏘여도 줄어들지 않아 흔들어 제 길이를 좁히고 있다.
잠들지 못하는 새벽 의자에 ㄴ자 허리 두 발 뻗은 넥타이 맨 육체
눕지 못하는 시간에 사람은 없어 이대로 보내야만 한다.
불어오는 바람 등질 수만은 없어 바람 따라 흐르는 비와 눈
발자국 남김없이 흔적 남기고 지워져
백두산 자작나무 길과 함께 달리는 차 따라오는 개도 사라져 버렸다.
내리고, 적시고, 쌓이고, 녹아 흐르고
쌓인 감정도 가시지 못해 날아오는 어감도 거북한 아침
너는 너대로 가거라. 거리를 두고 멀리하여야만 한다.
다른 집 같으면 예뻐해 주고, 사랑 받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암놈이면 교미 시켜 주고, 수놈에게 거품 내지 못하게 중성화 만들고,
가지 않는 세월이 없지 않지만 이제 자작나무 숲에서 숨어
코를 부러진 나뭇가지에 비비는 개.
아침에 퇴근해 잠든 개 옆 밥그릇에 사료를 넣고, 얇은 철문 닫을 때
개는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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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이 짐승보다 우수한 것은 감정을 멋지게 표현하고
말 할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말때문에 .....말조심...말조심이 나왔겠지요
말이 칼이되고 창이되어 상대를 죽이고 큰 상처를 주는 것이기에
짐승보다 못하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예전, 집집마다 대문앞 개조심 경고판을 달았던 생각이 납니다
인간의 입에는 말조심 주의 경고판을 달고 묵언하여야 할 때인것 같네요..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때때로 금수 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금수보다 못한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고차원적인 감정과 언어와 지각이 있고 동물들은 없기에
사람들의 지배를 받고 있지요 하느님은 인간외에는
어떤피조물에게도 사람과 같은 은총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람답지 못한 사람만 있을 뿐이지요
이 우주가 인간만의 것은 절대 아닙니다 모두 한 공동체 이지요
회개하고 용서 하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이곳이
지구상의 별이 아닐까 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