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열매 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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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 차가운 가을
헌 돈 주으려고
긴 장대 들어 은행나무에 가위질 해
냄새 나는 헌 돈 땅으로 떨어뜨리고 만다.
긴 장대, 긴 빗자루, 긴 삽, 긴 부대
긴장한 행동에 바람 소리도 숨 죽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은행나무 잎 뒹구는
거리에 숨어버린다.
은행 냄새 멀리하고
경동시장에 팔려 나가는 신세
도살장에 끌려가는 눈망울에 흐르는
눈물은 아니지만 반짝이는 속살 드러내고
수줍어 못내 입 가린 은행이기에
시장 상인이 건네 준 헌 돈 함박 미소 지으며
구린내 나는 주머니에 들어간다.
천둥 울리고 번개치면 비가 온다 했으니
저편 어둠 물고 있는 하늘에
천둥은 번개 몰고 오고 번개는 천둥 업고 와
골목길 집 도착 후 메마른 땅에 비 뿌린다.
늦가을 찬비 새벽녘 달려오며 맞지 못하게
어둠은 저 멀리에 숨어 더 어두워지고 있다.
비가 사람 피하고 사람은 비 피해
숨어버린 어둠 속 파르스름한 민둥 머리 같은
달은 어디론가 숨어 나타나지 않는다.
축축한 거리에 떨어져 바람에 날아가는 은행잎
비바람에 의지하지 않고 긴 장대 휘둘림에
낙하 하건만 지금 비바람 몰아쳐
경동시장에 팔려간 속살 드러난 투명한 열매 그리워
버스에 오르내리는 시민이 흘린
10원짜리, 50원 짜리, 100원 짜리, 500원 짜리 동전
은행잎 숨쉬고 찬 숨결 토해내
철망있는 步道 밑 빗물받이에 말없이 쌓여
때 묻은 동전 감추고 있다.
댓글목록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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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규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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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님의 풍부한 감성으로
은행나무에 열매에 어우러지는 풍경을
또 하나의 시로 나타내셨군요.
거기에 저 또한 즐감하고 갑니다.
그리고 이번에 저는 처음참석이라 어색했는데
시이님을 뵙게 되어서 즐겁고 고마왔습니다.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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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글 잠시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르 기원하면서....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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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스치며 겨울을 맞이하는 노오란 은행잎.....
자기를 오래동안 잊지 말라고 몸은 땅에 뒹굴어도 그 구수한 내음
깊이깊이 발하고 있나 봅니다...
일찍오셔서 준비해주신 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이순섭시인님
주신글 뵙고 갑니다
건강하시지요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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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섭 시인님!
이틀간 같이 자리하여 우리 인창고등학교에서 두 사람이나
시인으로 나오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자주 빈여백에 오셔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면 바쁘게 됩니다.
바쁠수록 생각이 트이고 하는 일에 열중하게 마련입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지...,지금 아내가 공부하는 학교의 앞길에서 등 꾸부리고 주서 온 은행을 도시락 안에 몇 방울 넣어있네요. 그것을 깨물면서 후배 인자한 그대 용모를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