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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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황선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103회 작성일 2006-05-11 15:36본문
바스락 거린다.
서산마루 / 황선춘
밟지 않았지만 가을과 겨울을 지나면서 말라버린 갈색 풀잎파리가
보는 것만으로 놀라서 달아나버리는 서생원 발길에 채여서
금방이라도 바삭바삭 사그라져 버릴 것 같다.
봄날 어머니는 아궁이에 지푸라기를 넣으시며 무쇠 솥에 김나는 것을 손으로 저어
낮 동안 들에서 캐 오신 냉이며 쑥 냄새에 연신 코를 가져가고는 집안가득 나물냄새로
퍼지게 만들곤 하셨다.
일년 내내 검버섯 핀 손으로 밭 과 논 사이를 오가며 다듬었지만
가을되어 걷어 들인 것은 농협에 융자내고 농약사고 씨앗을 산돈으로 다 나가 버리고
다시 봄이 되면 곡기 때우기 위해 나물을 캐다가 집안에 봄 냄새를 피우곤 하셨다.
어쩌든 봄은 한해 농사의 시작이니 잊지 않고 아궁이에 지푸라기 넣으며
밭 때기에 고추, 들깨, 감자를 심을 생각에 전날 밤을 설치던 것도 모자라
고개를 꾸벅거리며 가을의 풍성함만을 생각하시곤 하였던 것이다.
밭둑 사이에 갈색풀잎이 다시 바스락 거리고 있다.
아직도 이삭줍기가 끝나지 않았는지 서생원이 구멍을 연신 들락거리고
냉이며, 쑥들이 말라버린 풀잎사이에 곱게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06년 3월 20일
- 봄날 논두렁을 걷다가
서산마루 / 황선춘
밟지 않았지만 가을과 겨울을 지나면서 말라버린 갈색 풀잎파리가
보는 것만으로 놀라서 달아나버리는 서생원 발길에 채여서
금방이라도 바삭바삭 사그라져 버릴 것 같다.
봄날 어머니는 아궁이에 지푸라기를 넣으시며 무쇠 솥에 김나는 것을 손으로 저어
낮 동안 들에서 캐 오신 냉이며 쑥 냄새에 연신 코를 가져가고는 집안가득 나물냄새로
퍼지게 만들곤 하셨다.
일년 내내 검버섯 핀 손으로 밭 과 논 사이를 오가며 다듬었지만
가을되어 걷어 들인 것은 농협에 융자내고 농약사고 씨앗을 산돈으로 다 나가 버리고
다시 봄이 되면 곡기 때우기 위해 나물을 캐다가 집안에 봄 냄새를 피우곤 하셨다.
어쩌든 봄은 한해 농사의 시작이니 잊지 않고 아궁이에 지푸라기 넣으며
밭 때기에 고추, 들깨, 감자를 심을 생각에 전날 밤을 설치던 것도 모자라
고개를 꾸벅거리며 가을의 풍성함만을 생각하시곤 하였던 것이다.
밭둑 사이에 갈색풀잎이 다시 바스락 거리고 있다.
아직도 이삭줍기가 끝나지 않았는지 서생원이 구멍을 연신 들락거리고
냉이며, 쑥들이 말라버린 풀잎사이에 곱게도 얼굴을 내밀고 있다.
2006년 3월 20일
- 봄날 논두렁을 걷다가
추천6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정적인 시상이 듬뿍 배어 있습니다.
늘 아름다운 시상에서 즐거워 한답니다.
고맙습니다.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전온 시인님 말씀 처럼 서정적인 시상에 듬쁙 감흥 하며 갑니다. 요즘 논두렁에 가본지가 오래 된 듯 합니다.
정종헌님의 댓글
정종헌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시골의 풍경이 그려지는 군요..
봄날 논두렁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집안가득 나물냄새로 가득채워주심에 감사....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