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老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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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老眼)
이 월란
눈 맞춘 언어들이 아른아른 울고 있다
새겨진 표음(表音) 외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실눈으로 가늠해보지만 세파의 둔덕 위에서
잔물결만 타고 논다
가물거리던 삶의 윤곽은 이렇게 감지되고야 마는 것인가
눈물 없이도 울어야 하며
수정같이 맑은 날에도 막연히 안개 자욱하여
집착으로 아프기만 했던 연줄
멀리 두어야 서로를 선명히 사랑할 수 있다고
망막의 초점은 가슴으로 내려 앉고야 말았다고
보이는 것에 더 이상 온몸을 의지할 수 없음은
위태로워짐은 정녕 아니리라
시선의 교란이 도리어 다독여주는
가슴의 문자는 더욱 선명하여짐에
육안의, 결코 반갑지 않은 이 신호는
꽃의 실루엣에 혹하지 말고
그림자처럼 따라 오는 음영의 향기에 취해야만
조율되어질 생의 비밀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것일까
파열음 하나 없이 흩어져버린 지난 날의 언어들
나의 체온으론 더 이상 데워지지도, 식혀지지도 않을
지상의 언어는 기어코 뜨거워진걸까, 차가워진걸까
유린당한 나의 시력은 지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 서서히 굴절되고 있다
이제 눈으로 보지 않고
가슴으로 보아야 한다고
2007.9.19
이 월란
눈 맞춘 언어들이 아른아른 울고 있다
새겨진 표음(表音) 외에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실눈으로 가늠해보지만 세파의 둔덕 위에서
잔물결만 타고 논다
가물거리던 삶의 윤곽은 이렇게 감지되고야 마는 것인가
눈물 없이도 울어야 하며
수정같이 맑은 날에도 막연히 안개 자욱하여
집착으로 아프기만 했던 연줄
멀리 두어야 서로를 선명히 사랑할 수 있다고
망막의 초점은 가슴으로 내려 앉고야 말았다고
보이는 것에 더 이상 온몸을 의지할 수 없음은
위태로워짐은 정녕 아니리라
시선의 교란이 도리어 다독여주는
가슴의 문자는 더욱 선명하여짐에
육안의, 결코 반갑지 않은 이 신호는
꽃의 실루엣에 혹하지 말고
그림자처럼 따라 오는 음영의 향기에 취해야만
조율되어질 생의 비밀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는 것일까
파열음 하나 없이 흩어져버린 지난 날의 언어들
나의 체온으론 더 이상 데워지지도, 식혀지지도 않을
지상의 언어는 기어코 뜨거워진걸까, 차가워진걸까
유린당한 나의 시력은 지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 서서히 굴절되고 있다
이제 눈으로 보지 않고
가슴으로 보아야 한다고
2007.9.19
추천1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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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노환으로 망막세포가 그기능을 읽어가는것처럼
우리의삶의 초점과 그리고 사색 까지 노한으로 변해가느것일까요?
감사합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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幼 眼, 少 眼, 靑 眼, 中 眼,
있어도 그럴듯한데, 이 표현을 본 적이 없군요.
사실은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누구든
주름살 피고 머리 염색하여 젊게 차려입으면, 10살은
거뜬히 젊게 보이나, 시력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는데, 눈 안에
붙이는 콘택트렌즈의 보급으로 老 眼鏡 걸치지 않아도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기나 우리나라나 평균연령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한 사람입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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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으로 가까운 데 것이 안 보이게 된 눈이 지만 시력에 와 닿은
언어의 세상은 아직 선명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안(老眼) `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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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이길 장사 없다고 하던데...
노(老)는 노(NO) ? ㅎㅎㅎ
"유린당한 나의 시력은 지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지금
여전히 아무일 없다는 듯 서서히 굴절되고 있다 "
고운 글 잘 감상했습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건필 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