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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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710회 작성일 2016-06-15 20:30본문
아들의 안경
李 優 秀
제대 위 바라만 보아도 흐뭇한 아들
나는 아이의 검은 테 안경을 쓸 수 없다.
눈이 아프다.
오늘 어제를 이어온 시간이 오늘 끝나려한다.
늦은 저녁에 시작하는 오늘의 단편
아들 안경 넘어 보이는 물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아들은 때때로 거짓말은 한다.
죽은 사람의 아들이 매달려 있는 나무 십자가처럼
동 십자로 거리는 아무 말이 없다.
더 주어도 모자랄 것이 없는 아들 생일 전야
되돌리지 못한 마음 자락에 감싸인 강도 높은
취기의 바람은 다음 날 아침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아들 낳은 어머니는 앞으로 펼쳐질 아들 닮은
아버지를 믿지 않는다고 결심한다.
아들이 볼 수 있는 안경알 도수가 변하는 날까지
안경테의 색깔은 변하지 않는다.
오래지 않아 바뀌는 아버지의 베갯잇은 새로 빤 수건이다.
보지 못한 수건에 써있는 살아있는 과거의 활자
아들은 안경 너머로 활자를 절대 보지 않는다.
거짓말 하지 않는 안경 렌즈 밖 보이는 세계
아들의 바다에 잉크를 뿌린 자국이 선명하지 않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제대에 오르는 아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안경알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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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드님이 미사드릴때 신부님을 보좌 해주시는
복사를 서시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안경속으로 읽어내는 활자체의 모습은 정확하지요
안경넘어 들어오는 글씨는 제대로 보이지 않기에
참말 같은 거짓말들이 때론 얼룩져 보이기도 합니다
안경을 쓴 사람들은 안경알이 없으면 사물을 바라보는 구실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겠지요
안경을 쓰고 정직의 힘을 실어 봅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단에 오르는 아이의 심정을 안경렌즈로 전이하여
안과 밖의 세계를 심도 있게 표현하신 것 같네요
거짓말이 없는 안경 밖의 세계에 희망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