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퇴직하는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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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퇴직하는 사내
이 순 섭
비와 눈의 경계선이 없는 계절
눈은 내리는 것이고 비는 뿌리는 것이다.
오늘의 비가 내일의 눈으로 변할 염려는 없다.
열 여섯개 CCTV 화면 중 유독 한 화면
왼쪽 마우스 더블 크릭해 확대한다.
양복 걸린 옷걸이와 우산 들고
합류주의 A형 간판 지나 출차표시 넘어
진입금지 표시 붙인 철제 출입문으로
직장에 목숨 건 60대 사내가 기우뚱 걸음으로 들어간다.
사내는 퇴직한다고 밥 먹듯 하지만 그만 둘 사내가 아니다.
눈 보다 깨끗하지 못한 지하철 지붕 위에 떨어지는 비
근린상가 보증금 월세로 깎이어 몸 하나 달랑
빠져 나온 사람은 CCTV를 지루한 시간 죽이며 응시하고 있다.
그래 끝까지 다녀야지 그 나이에 어디간들 반겨주겠는가?
처음 적응하기도 힘들고, 안 보이는 날이 퇴직하는 날이다.
참, 등치 값도 못하고 채신머리 없는 사내가 가엾다.
CCTV 보는 사람은 깨끗하게 종이 비행기 접어
아침 퇴근하며, 아무도 산책하는 이 없는 옥상에서
가을비 뿌리는 지상으로 날린다.
사내가 아침,저녁 보이지 않는다.
주인의 위력을 실감한다.
어디든지 나쁜 버릇 버리고 잘 지내길 바란다.
할아버지가 됐지만 그 버릇 집에서 키우는 개 주겠는가.
그 사내는 다시 돌아왔다 완전히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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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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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것이 무엇인지요
하루살이 날벌레도 나름
꿈을 꾸고 살았을 것이고
우리 사람도 사는 동안
꿈을 꾸고 살고 있습니다
500년이나 사는 거북이
또한 나름 꿈을 꾸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 까요
헛된 꿈 속 생활하는 자의
어리석은 지혜를 긍휼이
여기시길 바래봅니다
고맙습니다 깊은 생각에
잠겨 보는 시간 되었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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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에 귀천이 없듯 어떠한 일에 열중하며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다면 그보다 멋진 일터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한번쯤은 깊이 생각할 "퇴직" 에 여운을 남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