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 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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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891회 작성일 2019-02-07 08:39본문
풋내 나는 날
정 경숙
부챗살 같은 햇살을 마구 삼키는 봄은
얼음에 뒤덮여 졸고 있는 강의 등줄기를 밀어낸다
바람에 귀 세운 연초록 벚나무는
강가 미동에 실눈 치켜세우며 주변 눈치를 살핀다
겨울을 건너온 야윈 바람이
바닥에서 마른 소리로 부서지며 봄을 낳는 중이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몽우리들조차
땅속 만삭의 진통에 메마른 입술 깨물고 있다
진통이 끝난 새싹은 봄볕을 받아
겨울 부스러기를 털어내느라 땅이 들썩거린다
바다에서 겨울을 보내고 강으로 돌아오는 은어들이
초록으로 익어가는 봄을 받아먹고
은비늘 같은 물살을 허공으로 쏘아 올린다
부풀어 오르는 천지는
갓 태어난, 눈뜬 것들의 탯줄을 끊어내느라
푸른 비린내로 자욱하다
댓글목록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에도 풋내 자욱하고 먼데 것들이 그리워지는군요.
행간에서부터 피는 풋풋한 봄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이 오는 소식을
전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추운겨울이라 하였지만 자연의 섭리에
계절이 소리없이 따르고 있음을 알수있지요
꿈틀거리는 봄의 출산의 현장
귀한 발걸음 고맙습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이 오는 풍경을 화려한 묘사로 생동감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봄이 오는 길목, 풋내 나는 날에 푸른 비린내의 진동이
어디서 오는 사유를 가슴에 깊이 안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이 오듯이 반가이 맞아 주셔군요
생동하는 봄이
발을 조금씩 재촉하는 순간입니다
봄비 오는 소리가 문득 거리워 지는계절입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