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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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굴
이 순 섭
앞니의 의치에는 동굴이 있다.
잠시도 못 참는 혀 입안 동굴 입구를 부빈다.
온갖 음식을 받아드리는 곳 살아생전 거부하는 입짓
좀처럼 싫어하지 않은 채 시시각각 마신 커피의 다른 맛
닮은 향기가 모여 있는 곳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떨어진 몸짓으로 부서진
앞니 모래밭에 서글피 숨어 영구치를 잃었다.
살아가는 동안 한 번 만이라도 족한
결혼 전 썩어 빠진 민둥산 뿌리 채 뽑고
좌청룡 우백호 우뚝 솟은 산맥으로 갈아냈다.
입안에는 여러 채의 집이 있다.
움직이지 않는 집
토지는 등기돼 있지만 무허가인 집에 혀는
자주 다가가 부비고 어루만진다.
초등학교 시절 모래 밭 철봉 위에서 떨어져 깨진
가운데 앞이 결혼 전까지 그대로 남아
입속으로 들어오는 물을 흘려보내고 부서진 밥알은
우물 뚜껑 만들어 보기 흉한 입 안으로 꺼내곤 하였다.
결혼하기 전 가운데 산 갈고 닦아
세 개의 집을 만들었다.
혀끝이 의치된 앞니 뒷구멍에 자주
가까이 다가가지 않게 굳게 결심한다.
기억 상실한 혀의 놀림 원망해도 필요 없는 보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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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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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를 빕니다.!
구정을 지내면서
이순섭 시인님의
가정에 축복 가득하시길 빌며
내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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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굴 건강하게 지키기가 쉽지않으시죠.매일 한방울 한방울씩 떨어지는 부산물이
기다란 종유석이 되어 또다른 자태를 뽐내기도 하듯, 그렇게 또다른 형태로 세월의흔적을
남기기도 하나봅니다
좋은글 감상 잘하고 갑니다 새해에도 건필하시길 기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