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저수지
 
                      김경희

청량한 새벽바람 맞으며
언덕배기 저수지에 오른다
새벽이슬 머금은
호수같은 저수지 둑길 따라
발걸음 옮길 때마다
자박자박 소리에
잠 깬 산들이
푸석한 얼굴을
거울에 비춰본다
풀잎들은 벌써 이슬로
얼굴을 씻었는지
피부가 포송포송하다

탑이 많아 탑골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웬지 누군가 정성을
쏟아부은 것같은
정감이 가는 이름

양산 우솔가든에서
멀리서 온 글벗들과
함께 보냈던
그 날 저녁의 끈끈한 정이
오리탕까지 스며들었는지
그 깊은 맛이
아직 마르지않아
가슴이 촉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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