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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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248회 작성일 2020-11-17 17:48본문
분단시대
이 순 섭
구름사탕 입에 문 빨간색 온몸에 칠한
물고기가 북한강 거슬러 유영한다
하얀 선 직사각형에 내몰렸다 빠져나온
노란 물고기 입에 나뭇가지 물고
남한강으로 헤엄쳐오고 있다
붉은 서적 책장 넘길 때 마다 장미송이는 떨어져
떠난 사람 위해 시들고 책장이 덮이면
새장에 갇힌 앵무새 입으로 문 열고
구름 사라진 하늘로 올라간다
여기가 어디냐 있는 곳이 자리이기에
백성의 숨결은 산맥 감싸고
시민 함성은 굳게 닫힌 철문 열고 있다
분단시대에도 살아가고 있지만
남모를 아픔은 더 많아 小白 지나 太白으로
치달아 굴곡진 산야의 흐름을 막지 못한다
아이 입속에 깨물지 못해 슬슬 녹는 사탕
점점 사라져 먹고 싶은 온갖 양념
원 안에 넓게 퍼진 그대들의 피자 침샘을 막고 있다
아이야 찬물로 여러 번 입가심하고
우리를 부르는 둘레 굳어진 향기 나는
원안으로 들어가
아픈 통증 사라진 오름에 오르자
북한강은 남한강 막지 못하고
남한강은 댐을 세워도 북한강 가로 막지 못한다
우리가 살지 않았던 고대 성전 장막
갈라지는 날 밖에는 하늘 굉음 사람을 만들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날 동과 서쪽은 무너져
북쪽과 남쪽만 남았다
아이가 재봉틀 돌리는 엄마에게
“엄마 38선이 뭐야?”
“으 38은 38 따라지, 아니 하나의 선(線)이야”
“두 선(線) 아니네.”
“그럼 한 선(線)이지, 동생 진이와 동쪽 서쪽에서 잡으면
선(線)이 손 안에 모아지는 선(線)이야”
움직임 쫓는 적외선이 가리키는 것은 모두 직사각형
작은 정사각형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바람 따라 불빛 몰고 온 기다림도 힘이다
힘이 솟은 근육에 통증이 올 때
선(善)이 엄마는 진이 옷 박아 놓은 실을 풀었다
옷은 천이 되어 아버지 기다리는 밥상에 덮어진다
분단은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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