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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없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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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228회 작성일 2014-07-12 09:38

본문

 
이 세상에 없는 것들

 
누구에게나 정해진 목욕 날짜는 없다.

갑자기 하고 싶어 평상시와 같이

물과 비누와 피부가 만나는 날

오랜만에 때를 밀고 싶어 이탈리아 바티칸 시티에도 없는

있는 힘껏 축 늘어져 구겨진 이태리타월을 찾았다.

말할 수 없는 정신이 새로 태어나는 날

때를 벗긴다.

발바닥에 작은 산맥이 솟아 걸음걸이 힘들 때

용솟음 친 철판을 멀리하고

너무 날카롭지도 무디지도 않은 칼이 필요하다.

떨어져 나간 굳은살은 더욱 단단해

점점 색이 누렇게 변해간다.

얼굴 수건이 발 걸레로 용도 변경되는

수건의 역사에 숨은 흔적들을 찾을 길 없어

발과의 만남을 위해 걸어놓지 않고 내려놓는다.

오늘의 비는 어제의 짙은 안개가 아니었다.

밖에서 필요할 때 반드시 없는 집에 쌓여있는 우산들

비는 내려 봄이 오기까지 기다리지 못해

목련꽃 떨어뜨린다.

한 사내가 결혼기념일을 잊어도 대작하는 이 없는

일주일에 두 번 소주 한 병 마시는 토요일 그 전

누군들 되돌릴 수 없는 성질이 치솟아 내던진

양철 쓰레기통에서 벗어난

가슴 앙금의 버려지는 휴지와 먹을 것들

사내는 되돌려 쓰레기 종량 봉투에 쓸어 담는다.

더불어 무수한 머리카락도 따라 올라와 숨을 죽이고 있다.

사내는 끝내 일요일 누구나의 성전에 다녀와서

못 마신 소주 한 병 불화의 끝머리에서 마셨다.

남는 것은 배부름에 엎드린 육체, 배가 만나는 봉긋한 산이었다.

목욕 재개 날짜 정하는 날이 다가와

보이지 않는 때가 숨쉬는 볼 수 없는 몸이

긴박한 맥박에 올 수 있는 사람을

목메어 기다리고 있다.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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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봉긋해진 배가 이 우주의 모양 입니다
모든 배들은 우주의 모양을 닮고 있지요
잉태의 배가 지구를 닮고 우주를 닮아 있답니다
음양을 품고 그 배모양이 산의 모형도 닮아
여성 산 남성 산 이라는 형태와 아울러.....
모든 이치들이  그러 하듯이
음양합일의 온전한 주인을 만나는 그 순간 까지
회개와 용서와 사랑으로 기다림을 갖게 합니다
( 이세상에 없는 것들)
무의 세계에서 유를 바라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작품 앞에 머물다 갑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간 옛추억들.....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가슴의 서랍속에 고이 남아 있어 필요할때 끄집어내어 볼수 있기에 더욱 아련합니다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에 감사드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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