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무정물(無情物)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322회 작성일 2007-04-30 08:47

본문

무정물(無情物)


                                                                이 월란



오늘 하루쯤 정물이 되어 보기로 하네
쇠털 같은 날들 한 가닥쯤 뽑아 허비해 버리고 싶다네
째깍째깍 세월은 정물이 된 나도 잘도 싣고 가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눈도 깜짝치 않고 치기를 부리는 내게도
세월의 붓촉은 어김없이, 친절히도 흔적을 남겨놓을 것이네
세세히 주름을 새겨넣을 것이며 살갗을 잡아당겨 늘여놓을 것이네
명주실같은 머리털의 윤기도 한번쯤 핥아내어 줄 것이며
손톱 곪는 줄은 알아도 염통 곪는 줄은 모르는 나의
탱탱한 오장육부마저 한번 쥐었다 놓고 갈 것이네
정물로 앉아 있어도 머리칼에, 손톱에, 발톱에
후박한 빚장이가 떨구고 간 이자처럼 달아놓고 갈
세월자욱이 콕콕 눈을 찔러 올 것이네
온몸에 쥐가 돋아 이제 세월을 자르러 가네
머리칼을 잘라내고 손톱을 잘라내고 발톱을 잘라내어도
잘래미 이잡아 먹듯 어김없는 오토의 세월이
홰에서 떨어진 새처럼 떨어뜨리고 간 유치(乳齒) 하나
뽑아내지도, 잘라내지도 못해
알짝지근 쑤셔대며 가슴밭에 박혀 있기도 할 것이네
                                   
                                                            2007.4.26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후박한 빚장이가 떨구고 간 이자처럼 달아놓고 갈
세월자욱이 콕콕 눈을 찔러 올 것이네
세월이 앗아간 자욱들은 너무 너무 크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이 쓰신 무정물 7행 `명주실같은 머리털의 윤기도 한번쯤 핥아내어 줄 것이며` 을 읽고 저의 글에서 오타를 발견하고 `할ㄷ고`를 `핥고`로 수정하였습니다. 무정물의 세계에서 정물의 세계에 들렸다 무정물의 세상에 발을 들여 놓습니다.

2007년 광주일보 신춘문예 詩 당선작  정재영 시인님의 (지방지 신춘문예 2관왕. 부산일보에도 당선) `몸의 저울눈` 을 소개해 드립니다.

푸줏간 주인이 고기 한 칼 썩썩 썰어
척, 저울에 올리자 바늘이 바르르 떤다.
그의 손대중이 저울눈 하나를 겨냥해
잠시 그 경계를 넘나들다가 딱 그 눈금에서 멎는다.
얼마나 칼질을 해댔으면······
칼 쥔 손에 저울눈 하나가 직감처럼 꽂힐 때까지
마음의 저울추가 수도 없이 진자운동을 거듭했으리라
모자라서 보태고, 넘쳐서 셀 수도 없었으리라
내 몸에 던져지는 생의 부하를 짚어내면서
내 안에서도 저 저울처럼 바늘 하나가 수도 없이 흔들렸다.
모자람과 넘친 사이에서 흔들림이 계속되고 있다.
살코기 한 덩이에 요동치는 저울처럼 내 몸도
등짐이라도 끙, 지고 일어설 때면 바르르 떨던 것이다.
나는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가늠하며
저 푸줏간의 저울처럼 참 많이도 흔들리며 살아온다.
저울은 이제 평정을 되찾았다.
생의 무게를 내려놓고서야
꺾인 허리 반듯이 펴지던 어머니처럼


심사위원= 도종환



김옥자님의 댓글

김옥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가끔 쉬면서
고운 노래 부르며 즐겁게 걸어간다면 좋은 날이 많으리라 믿습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을 빌겠습니다

이선돈님의 댓글

이선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밭에 박혀 있는 것은 뽑아 버리고 세월의 자욱만 싣고 가시길를...
오월에도 좋은 시심 전해주시고 사월 남은 하루 행복하게 보내십시요.

朴明春님의 댓글

朴明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물 무정물
언젠가는 무정물로 가야 하는데~~

정물일때가 너무 아름답지요
즐거움 가득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쏴 한 봄바람에  혼신을 실어  가고  싶은
나라가 있지요.
나를 잊을 수 있는 곳,
비워도 비워도  차오르는 화수분 같은 세월의 분출수 를 감당키가  어렵답니다.ㅎㅎ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60건 9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열람중
무정물(無情物)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3 2007-04-30 0
139
만남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1 2007-05-20 0
13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5 2007-06-05 0
137
마작돌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5 2007-07-04 0
13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8 2007-07-22 0
135
별리(別離)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7 2007-08-12 0
134
가을 짐승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5 2007-08-29 0
133
바느질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2 2007-03-11 0
132
해빙기(解氷期)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4 2007-03-28 0
131
부음(訃音)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5 2007-04-15 0
130
시나위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9 2007-05-01 0
12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 2007-05-21 0
128
뒷뜰의 장미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3 2007-06-06 0
127
레모네이드 댓글+ 1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2007-07-06 0
126
누전(漏電) 댓글+ 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4 2007-07-23 0
125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 2007-08-30 0
124
물 긷는 사람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9 2007-03-12 0
12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2007-03-29 0
122
꽃이 될래요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2007-04-16 0
121
난지도 사랑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2007-05-02 0
120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2007-05-22 0
119
심발지진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2007-06-07 0
118
오줌소태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6 2007-07-07 0
11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3 2007-07-24 0
11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0 2007-08-14 0
115
진주 댓글+ 9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7 2007-08-31 0
11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2008-08-08 0
11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9 2007-02-25 0
112
울초 댓글+ 4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6 2007-03-13 0
111
봄이 오는 소리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5 2007-03-30 0
110
실낙원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4 2007-05-03 0
109
기다림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3 2007-05-23 0
108
수화 (手話) 댓글+ 8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2007-06-08 0
107
그냥 두세요 댓글+ 5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9 2007-07-08 0
10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3 2007-07-25 0
105
너에게 갇혀서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5 2007-08-15 0
104
Inside Out 댓글+ 7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0 2007-10-10 0
103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3 2008-08-09 0
102
사랑의 복수 댓글+ 6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2 2007-02-26 0
101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3 2007-03-14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