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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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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433회 작성일 2007-05-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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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이 월란



날고 싶어함은 직립보행의 천형을 받은 인간의 영원불멸한 꿈이런가. 난 지금 날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날아가고 있다. 프론티어 에어라인 1177W기 좌석 14-D, 비상 중인 환상의 꿈을 실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싱겁게도 낮잠을 즐기거나 보리죽에 맹물 탄 듯, 날고 있다는데 전혀 관심없는 표정이다. 케케묵은 영화가 재밌다고 우기며 노트북에 코를 박곤 시간을 열심히 죽여가고 있다. 날기 전의 나의 꿈도 결코 거창한 비상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제발 내 옆에 나처럼 좀 얇은, 나같은 여자가 앉아주기를....> 간절히 바랬을 뿐.


날고 있는 지금의 심정조차 감개무량과는 거리가 멀다. 온 몸이 뻐근하고 좀이 쑤신다. 몇 백불 짜리 날개는 쑤셔박혀 짜부라져있고 쇠로 만든 동체만이 우리들의 날개를 대신해서 쌩쌩 괴물처럼 날아가고 있다.
우린 지금 날고 있다구요, 잊으셨나요? 안전벨트에 사지가 묶여버린 사람들을 향해 말해주고 싶다. 닭장에 모이 넣어주듯 던져주는 과자부스러기를 씹어삼키곤 병든 닭처럼 졸고 있다가, 옆사람 모조리 일으켜 세우는 바람에 중죄인의 심정으로 굽신대며 배설칸에 다녀오는 사람들.......


그래, 날지 못하는 짐승이 날자면 이런 불편쯤은 감수해야 하리라. 두 발 땅에 붙이고 내 본분대로 개미처럼, 거북이처럼 그렇게 아장아장 뒤뜰을 걸어다니는게 행복이었다. 과욕은 종종 우리들의 손발을 묶어버린다. 상상치 못한 희생까지도 동반하여 덤으로 안겨주며, 진리의 칼날을 세우고 덤벼들 때가 많다. 날지 않았어도 되었다. 멀리 가지 않았어도 괜찮은 것이었다.


그렇게 날아보고 싶었는데, 이젠 지상이 그립다. 두 발 디딜 수 있었던 단단한 나의 대지가 그립다. 허공은 날짐승들의 영지였다. 두 발은 고향인 대지가 그리워 자꾸만 저려오고 있다.
                                                                       
                                                                                                                                                                              200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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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걷다보면 나르는 것이 부러운데 날다보면 또 걷고싶은 것이 사람인가 봅니다. 한가지에 안주하지 못하는 미완성의 피조물인가 합니다.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뿐 아니라  타의 동물 온갖 물자를 운반하는데,
옛날엔 사람과 가축과 뭇 동물이었는데, 자동차 선박이 발달로 대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인데,
그로 만족하지 못하여 요즈음은 스피드를 요하는 화물들을 비상하는 수단으로 날으는 것이 점차 양과
지역도 넓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한 수단이 전쟁으로 사용 시는 너무나 크나큰 피해를 자연과 사람과
피조물에 주고 있습니다. 100여 년 전에 고작해서 우편물을 나르던 수단이 지금은 너나없이 긴 여행에는 아니 탈 수
없는 수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탑승할 때마다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자동차와 선박보다 더한층 느낌은 저뿐일까요...,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여 주신 글이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이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열 시간 이상  기내에 있으면 온몸이 쑤셔와 견디기 힘들 정도 입니다. 지상에 똑같이 앉아 있으라면 역시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2006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박순서 시인님의 `집`을 소개해 드립니다.

언 강을 떠나는 새는
내 눈 속으로 들어와 집을 짓는다
나는 차마 관 뚜껑을 닫지 못한다
하루살이처럼 세상 휘저으며 여태것 살아
나는 누구의 보금자리가 되었는가

언 강에도 새들의 집이 있고
꽃이 마른 대둥에도
봄볕의 집은 남아있다
내 눈 속의 새들아
이제 돌아갈 길일랑 잊어버려
마지막 웅덩이에 고인 빗물처럼
흐르다 흐르다 내 몸에 칭칭 감기어
안온한 보금자리에 머무름 같이
너 이제 날개를 묻어라

능선을 넘으면 내 무덤이 있다
낯선 바람에 끌려가다
부리로도 울지 못한 네 눈물이 있다
저기, 보아라
저승 가는 길목에 굶주린 까마귀가
까르륵 까르륵
빈 솥에 밥을 푸고 있지 않느냐

심사위원 : 박희선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 좋습니다. 한권의 소설을 압축 하면. 위의 시가 나옵니다.  좋은 시에는 언제나 줄거리가 있습니다. 줄거리가 없는 시를-개인 일기-라 저는 부른답니다. 좋은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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