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모네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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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 월란
하지의 햇살이 주근깨 돋힌 아이들의 콧잔등을 달구면
덩달아 달아오른 골목길, 비키니 차림 금발의 계집아이들은
날빛 슬슬한 골목, 비치파라솔 아래서 레모네이드를 판다
지나가는 차들에게 손을 흔들며 킥킥대는 숫기 없는 그들은
종이컵에 담겨진 노란 레모네이드처럼 새콤달콤 말이 없다
저렇게 장사판을 벌이겠다고, 트램폴린 위에서 같이 뛰며 뒹굴자고
팔을 잡아 끌던 나의 작은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장사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원가는 돌려주는거야>
고사리밥 같은 손에서 2불 50센트를 뺏어오던, 벼룩의 간을 내 먹던
젊은 엄마를 초롱초롱 빤히 쳐다보던, 나를 성가시게 하던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술래잡기를 하다 엄마를 영영 못찾은, 벽장 속 밍크이불 더미 속같은
그런 장소는 어김없이 다음 숨바꼭질의 첫 은둔지로 선택하여
늘 못찾은 척 아래 위층을 쿵쾅 쿵쾅 뛰어다니며 기를 살려주어야 했던
나의 귀여운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반짇고리 안의 영민한 바늘처럼 나의 여가를 콕콕 발라먹으며
나의 젊은 날들을 훔쳐간 아이들은
내리사랑의 눈치 없이 질긴 이 집착으로 아직도 뱃속이 허전한
여자를 팽개쳐 두고 어디로 갔는가
창 밖의 비치파라솔 아래 노란 레모네이드는
삐뚤빼뚤 아직도 50센트인데
2007.7.5
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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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옛 추억 이 생각납니다
레모네이드 입에서 침이흐를는것 같습니다
무더운날씨에 건강 조심하십시요,,,,감사합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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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의 비치파라솔 아래 노란 레모네이드는
삐뚤빼뚤 아직도 50센트인데>
좋은글에 머물다 갑니다 / 고맙습니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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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이월란 시인님 두고....
귀한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감사합니다.
이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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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새콤달콤만 하진 않은 레모네이드...
잠시 머물다 갑니다.
서울은 많이 더워요.
몸살까지 나버려서 기운도 하나 없구요.
뭔가 상큼한 레모네이드 같은 일 없을까요?
기운 좀 나면, 앞집의 4살짜라 꼬마 아가씨 데려다 놀아야겠어요. ^^*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이들이 성장하면 그들도 어린 시절 어머니와 놀던 즐거운 시간을 회상할 겁니다.
잃어버린 추억을 회상하면서 지금의 자아와 연결시키는 사유가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동심으로 행복한 시절이 있다네.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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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종이컵에 담겨진 노란 레모네이드처럼 새콤달콤 말이 없다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나의 귀여운 아이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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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
애달퍼 보고픈 마음
살짝 모아 두어 가을 밤에
해님 지어 그림자 잠이 들면
그리운 마음 잔뜩 봉지에 넣어
밤하늘 허공으로 날러 보냈습니다.
긴 날이 지나도 쫓아 올 것 같아
조용히 아무도 몰래 가만히
싸움 없는 세상으로 올렸습니다.
언젠가 생각이 나서
문 뜻 하늘을 우러러보면
보고 싶은 마음과 그리움이
빤짝이는 별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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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꼬맹이들을 그리면서 썼던 글이었습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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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추억 떠올리게 하는 젊은 날 영혼을 안아간 계집아이들
레모네이드 속에 고이 깃든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무덥고 건조한 날씨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조정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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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번에 뵈었는데 지금은 이국멀리 계시니 아득합니다.
샘물이 흘러 나오듯 긴 글을 많이 쓰십니다. 늘,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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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덩실덩실 추는 이월란 시인님의
멋진 시향에 취해 봅니다
을왕리 환영의 행사 눈에 선합니다
아름다운 날 되십시오^^
함은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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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시원한 레몬에이드 마시고 싶어지네요
그 옛날의 꼬마들은 이제 더 이상은 엄마 손이 필요치 않답니다
그 대신 돈이 필요할때만 살갑게 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