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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계란을 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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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042회 작성일 2007-07-25 12:49

본문

삶은 계란을 까며


                                                              이 월란




삶은 계란의 묵직한 느낌이 좋다
“生”이라는 죽어가는 희망에 갇힌 곡피 속에서
뭉클뭉클 흔들리던 생이별
덩이진 생계란의 낭창거리던 흔들림이 말소된어버린
체념된 희망수표같아 차라리 편안하다
절망 앞에 고즈넉이 눈을 감은 회한의 얼굴이다
번뇌의 장애를 뛰어넘은 표정이다
병아리가 되지도 못할 굼뜬 결창같이 아리던 것들
이제는 응고되어버린 선택없음의 여유도 좋다
아기주먹만한 옴나위 속에서 내장으로 꿈틀대던 아픈 미몽들
이제, 껍질을 벗기자면 균열이 필요하다 
눈 맑은 내 아이의 이마에 쳐서 눈 흘기며 웃어도 좋고
일상의 각진 모서리에 콕콕 찍어도 좋고
이젠 만성으로 두다리 편 널찍한 테이블에 살짝 떨어뜨려도 좋겠다 
부화는 늘 그렇게 어딘가의 균열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
눈자위꺼진 영세(永世)의 부화(孵化)조차도 말이다
둔부 속 기실의 기포가 숨통의 흔적으로 남아
절맥(絶脈)후에도 마지막 신선도를 유지하려
하늘을 보던 뭉툭한 그 눈빛조차 아파와도
한 때는 신비한 생명의 커튼이었을 난각막에 손톱을 밀어넣고
실명(失命)하고도 일만여개의 숨구멍으로 호흡하던
흰자와 노른자 사이에
문신으로 남은 초록빛 유황이 생소해도
이제 남은 반원의 껍질마저 훌러덩 벗겨질까
겁에 질린 중년여자
단단한 운명이란 껍질에 미물의 난각막으로 달라붙어
이력이 난 지금에사
순하게 붙들고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200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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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이제 남은 반원의 껍질마저 훌러덩 벗겨질까
겁에 질린 중년여자 "
 겁내지  마소서.  볏겨지기로 한  것은  술술  잘  벗겨 지지요.
사는게 지식만 으로 사는건  아니지요.
싱싱한  계란이  더  잘 까진답니다.ㅎㅎㅎ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란, 하면 우리의 영양소의 우등생
옛날에 마당에서 키우던 토종닭과 달리
계속 알을 낳는 계통으로 개종하여 병아리 때
주둥이 잘라 저들끼리 싸우며 상처 주지 않게 알을 낳는
기계처럼 낳은 알은 콘 배아에 실어 자동으로 모여 와서는
살짝 겉을 소독하여 연비 케스로 포장 로봇으로 다시 기계화되어
자동차가 기다리는 입구로 반입되어간다. 마치 생산 공장 같습니다.
계란의 껍질은 척추동물의 자궁과 같은 것 밖에서 포용하여 생의 탄생을 보는
귀여운 생명체 우리 인류는 그 얼마나 혜택을 입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먹고 싶습니다.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제 남은 반원의 껍질마저 흘러덩 벗겨질가 겁에 질린 중년여자  단단한 운명이란 껍질에 미물의 난각막으로 달라 붙어 이력이 난 지금에사 순하게 붙들고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 오랜만이죠 ^^
 생각을 담아 음미하며 갑니다. 좋은 한주되세요^^*

송상섭님의 댓글

no_profile 송상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은 계란을 간식이나 야식으로 즐겨 먹었었는데
'늘 껍질을 벗기자면 균열이 필요하다...중략...
부화는 늘 그렇게 어딘가의 균열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던가'
가는 맛소금과 어울려 텁텁함이 고소함으로 변화되는 미각의 촉수는
그 균열된 틈새로 흘러들어가 그런가 보군요.
'실명(失命)하고도 일만여개의 숨구멍으로 호흡하던
흰자와 노른자 사이에...'
잘 떠올리지도 않고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살아있는 생물, Egg.
오늘 저녁은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야식을 먹어야겠습니다.
다음 세상엔 꼭 더좋은 놈으로 다시 태어나라고 기원하면서요.
좋은 시에 한참을 머물렀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은 계란은 바로 찬물에 넣어야만 껍집이 잘 까지듯이
뜨거운 난각막 사이에 있는 껍질과 익은 알은 차가움에 익숙해 질수록 균열은 쉽게 일어 납니다.
`삶은 계란을 까며`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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