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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신비속의 나이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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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545회 작성일 2007-09-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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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빼기 작전 <3>

                                                            <셋째 날 : 나이아가라 폭포>


                                                                                                                                                          이 월란

 

다음날 아침에 출발해서 메릴랜드 주를 지나고 서스퀘해나강을 따라 펜실바니아의 주도인 헤리스버그를 거쳐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나이아가라에 도착했다. 도착 전에 가이드는 열심히 옵션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다. 옵션신청자에 따라 수입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판이니까...
보통 두당 20~30불 선에 있는 것들은 모두 신청을 하는 편이지만 100불이 넘기 시작하면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젯보트 100불, 헬기 120불... 배꼽이 배보다 커서야 되겠는가?
헬기 신청자는 아무도 없었다.(단 10분남짓이라고 하니..) 젯보트는 절대 후회하진 않을거라는 침튀기는 가이드의 열과 성을 다한 선전 덕분에 몇 명을 빼곤 모두 신청한 듯 싶었다.

 코닝 유리박물관도 일정엔 분명히 표시가 되어있었으나 신청자가 20명 미만이면 취소하겠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있은 후 곧 취소가 되고 말았다. 시간상의 이유가 있긴 했지만 수입과 노력의 저울질에서 나온 가이드의 독단으로 생각되었다.

. 선물용 코닝셋트를 저가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을 코닝유리박물관은 기존의 박물관을 2000년 재개장한 것으로서, 과거 인류 3만 5천년 동안 전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진 유리제품과 유물품을 수집 전시하는 특수박물관이다. 고대 이집트로부터 19세기 산업혁명과 현대까지 시기별로, 또한 아프리카, 유럽, 이슬람세계, 아시아에 걸친 지역별로 유리의 역사, 발생, 제조방식 등을 전시하고 있는 교육적인 면모가 강한 박물관이기도 하다. 놓친 것이 억울해서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라도 구경하였다.

나이아가라에 도착하자마자 젯보트를 타러 갔다. 나이아가라 강 선착장에서 장화, 두꺼운 우의, 구명조끼로 완전무장을 한 후 다른 여행사 버스가 도착할 때까지 30분쯤 기다린 후 같이 보트에 올랐다. 한국여행사 버스들은 보통 일정이 거의 똑같기 때문에 어딜가나 부딪히게 마련이다.
작년 서부 투어때는 사막을 가로지르는 관계로 사막 중간 중간에 위치한 대형 한국식당과 화장실에서 하루에 몇 번씩 만나게 된다. 그래서 가이드가 시간절약을 위해 “괴뢰군들이 또 쳐들어오기 전에 빨리 식사를 하시고 핵교(화장실)에 다녀오시기 바랍니다”라는 멘트를 빼놓지 않았다.

 젯보트에 올라타기 전, 니나는 통역관으로 뽑혀서 잠시 훈련을 받고 오기도 했다. 얼마전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인 할아버지께서 보트안에서 일어나 춤을 추시는 바람에 안전수칙이 바뀌어 탑승자 중에서 통역사를 한명씩 선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보트 안내자는 한국에서 2년간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고 하는, 영화배우 뺨치게 생긴 백인청년이었는데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해가며,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박수까지 리더하며 응원대장행세까지 했다. 

 잠시 50마일 정도로 속력을 내더니 월풀이라는 지점에 와서는 발을 바닥에 붙이고 손잡이를 단단히 붙들라는 통역을 니나에게 요구하더니 소용돌이를 타기 시작하며 거침없이 배를 휘둘러 1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을 그 소용돌이 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바케스로 물을 뒤집어 쓰는 기분이었다. 물을 먹기까지 했으니... 돈주고 이짓을 왜 했을까 하는 후회가 막심했지만 때는 이미 늦으리...

잠시 소용돌이를 비켜설 때면 저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면 배가 뒤집히고 우린 죽는다는 말을 하는 것 보니 이 녀석이 판단을 잘못해서 저때 들어가버린다면? 하는 생각에 아찔한 기분까지 들었다. 이렇게 대여섯번쯤 우릴 속옷까지 몽땅 젖어버리게 한 후에야 배를 돌려 선착장으로 갔다. 평소 짠돌이라고 놀렸지만 보송보송한 모습으로, 물에 빠진 생쥐모습으로 배에서 내리는 우리를 고소한 듯이 쳐다보고 있는 니나아빠가 그 때만큼 현명한 선택의 소유자로 보인 적이 또 있었던가...

 버스아래 짐칸 트렁크에서 각자 옷을 꺼내어 샤워실로 들어가 옷을 몽땅 갈아입고 바람의 동굴로 들어가기 위해 염소섬으로 갔다. 염소섬은 캐나다측의 폭포와 미국측 폭포를 나누고 있는 섬으로 피크닉장소와 카페테리아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단위로 방문한 관광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이며 헬기투어도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나이아가라를 바로 밑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바람의 동굴은 노란색 레인코트와 초록색 슬리퍼를 신고 출발하였다. 안내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나가자 암벽이 나타났다. 여기서부터 걸어서 나무다리가 놓여있는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게된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폭풍 속에서 광란하는 물보라를 두려워한다면 나이아가라를 느낄 수 조차 없을 것이다. 폭포의 웅장함과 트럼펫 4700개를 동시에 불었을 때의 소음과 동일하다는 대자연의 외침 속에서 우리들이 얼마나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그 순간만큼은 이해가 되는 듯도 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미국 5대로중 이리호와 온타리오호 사이, 약 40km를 남북으로 흐르는 나아아가라 강에 걸쳐진 폭 1km의 거대한 폭포이다. 관광보다는 레져를 즐기는 미국에서도 연간 5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대륙 최대의 관광지라고 한다. 매분 50만t의 물이 60m의 낙차로 떨어져 내리면서 일으키는 물보라는 ‘신이 창조한 기적’이라고 불리운다.

 물이 맑고 석회암의 초록빛깔을 담고 있어서 더욱 아름다우며 바닥은 사암이라 1년에 3cm씩(인터넷엔 1.4cm로 나와 있었다) 낮아져 2만년 후엔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 중간에 합류한 팀이 바람의 동굴에 들어갔다 오는동안 고트섬을 산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캐나다 국경너머로 나이아가라 폭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관광지 건물들이 한눈에 보이는 이 섬의 끝으로 가면 캐나다쪽 폭포의 시작지점이 바로 발 옆에 펼쳐지게 된다. 짙은 초록빛의 거대한 물줄기가 바로 내 발 옆에서 거짓말처럼 뚝 끊어져 있었다. 그 너머로 떨어진 물보라속에서 다시 물안개로 떠오르는 모습 속에, 드리워진 무지개까지 엽서 속의 그림만 같았다.
 
 캐나다 쪽에서의 폭포구경을 위해 국경을 넘을 차례가 되었다. 각종 서류가 구비되지 않아 미국쪽에 남아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호텔에 드랍한 후 바로 국경으로 갔다. 사무실 안으로 구비서류들을 가지고 들어가 한가족씩 간단한 인터뷰와 함께 허락을 받은 후, 폭포가 눈만 들면 그림처럼 펼쳐지는 캐나다 국경주위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갈비를 먹었다. 나이아가라 주변엔 100여명의 한인이 살고 있으며 2개의 한국식당이 있다. 현재의 관광객 규모와 유명세를 놓고 본다면 투자가치가 높은 실정이란다.

 국경통과는 예고 없이 일어나는 각종 예민한 사안들이 있어 가이드의 안내설명이 다소 길어지기도 했다. 한명이라도 걸렸을 시엔 일행모두가 몇시간을 지체해야하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캐나다 쪽에선 세금이 미국보다 과중한 관계로 밀수입을 경계하고 있으며 미국쪽에선 물론 불법체류에 대한 심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돌아올 때 문제발생의 소지가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미국쪽 호텔에서 자유시간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국경을 지나면서 캐나다측 라이센스를 소지한 여행가이드로 우리들의 보호자가 바뀌었다. 미국측 가이드였던 김부장님의 다소 딱딱했던 인솔방법에 며칠간 길들여졌던 우리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닉네임을 ‘느끼남’으로 소개하면서 시종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 제임스에게 바로 적응되었다.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입담이 걸죽했던 제임스의 표현대로 우린 역사적인 배경설명 때에는 반쯤 내려앉았던 눈꺼풀이 음담패설이 적당히 섞인 조크를 할 때면 번쩍 떠지는 눈꺼풀의 소유자들이었으니까... ㅎㅎ

폭포의 야경을 보기위해 스카이론 타워로 올라갔다. 캐나다 최대의 호텔 체인인 CP사 소유로 높이 236m의 이 타워에는 노란 엘리베이터가 건물 외부로 딱정벌레처럼 붙어있다. 해가지면 나이아가라 폭포 전체에 야간조명이 들어와 웅장한 일루미네이션 쇼가 시작되며 일곱색깔의 무지개 레이져빔이 거대한 폭포에 화려한 수를 놓고 있었다.
10시 정각에 시작된 불꽃놀이는 잠시만에 끝났지만 우리를 특별히 맞이하기 위한 환영행사처럼 시간맞춰 용하게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제임스의 말은 우리를 너무 순진하게만 본 탓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일 밤 10시엔 어김없이 행해지는 행사일 것이기 때문에.....
 
 이리호수의 물이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 들면서 절벽에 의해 약 50~60m의 낙차가 생기며 만들어진 이 나이아가라 폭포는 염소섬을 경계로 면사포 폭포라 불리는 미국폭포와 캐나차 쪽의 말발굽 폭포로 나뉜다. 미국폭포는 320m의 폭으로 캐나다 폭포의 675m에 비해 규모와 경관에 있어 훨씬 뒤떨어진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캐나다가 모두 챙기는 판국이라 화가 난 미국쪽에서 미국쪽 폭포에 다이나마이트를 터뜨리는 바람에 미국쪽 폭포의 아래쪽은 거대한 바위산처럼 울퉁불퉁 솟아나게 되었다나?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성형수술이 완전히 잘못된 판국이었다. 매분 1억 5,500만 리터의 물이 낙하하는 캐나다폭포에 비해 1,400만 리터의 물이 흘러내리는 미국폭포는 단연 왜소해 보이기 마련이었다.

 스카이론 타워에서 내려와 야경을 좀더 감상하기 위해 11시 전에 뷰포인트로 갈 예정이었으나 일행 중 한 명이 늦게 버스로 오는 바람에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캐네디공항에서부터 동행한 이 지각생은 한국에서 LA로 온지 두 달 되었다는 유학생이었다. 혼자왔기에 사진 찍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터라 마음씨 좋게 생긴(ㅎㅎ) 아줌마인 내게 곧잘 부탁을 해왔고 그래서 여행 내내 니나아빠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든 장본인이었는데 호텔방으로 들어가는 홀에서 기어이 니나아빠를 화나게 만들고야 말았다.

“식구들이 모두 한국말이 서툰데 아줌마만 완벽하게 유창하시네요?”라고 하는 바람에.... 우리가 한국말을 잘 하든, 못하든 자기가 왜? 피해준거 있대? 한국말 못한다고 무시까지 하다니... 내일부터 그 녀석 사진 찍어주기만 해... 니나아빠의 곤두선 신경질과 귀여운 질투 앞에서 ㅎㅎㅎ 난 웃고 말았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난 그 유학생을 요령있게 피해다녔다. 사소한 것 때문에 우리들의 여행을 망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날 밤 묵은 옥스호텔에서 내려다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정말 장관이었다. 일부러 입장료를 사서 스카이론 타워로 굳이 올라갈 필요가 없었을만큼 완벽한 야경이 넓은 창에 황금비율 그대로 펼쳐졌으니까... 그래도 내일의 빡빡한 일정을 생각한다면 마냥 쳐다보고만 있을 순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마지막으로 폭포의 모습을 망막에 새겨넣은 후 샤워실로 들어간 난 거기서 또 다시 나이아가라를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1년 총 수력발전량이 단 하루의 나이아가라 폭포 수력발전량에도 못미친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엄청난 수압이 여기가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라는 걸 여지없이 증명해 주었으니까... 



본전 빼기 작전 <4>

                                                        <넷째 날 : 나이아가라와 알바니>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해결한 후 나아아가라 주변관광을 위해 캐나다 국경 근처를 버스로 잠시 돌아다녔다.
기념품 쇼핑을 위해 들린 한국인이 운영하는 기념품가게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특산품으로 단풍나무의 수액이 원료인 매이플 시럽, 훈제연어나 연어포, 훈제쇠고기나 육포, 혹독한 겨울추위로 유명한 캐나다의 방한의류로 인디언 코위찬족의 양털 수제품인 코위찬 스웨터, 아웃도어 케쥬얼 의류, 캐나다 동전, 우표, 기타 보석류와 인디언 수제품,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의약품 등이 진열되어 있었다. 반이상이 백불 단위가 넘는 고가의 제품이라 우린 캐나다와 나이아가라 마크가 찍힌 열쇠고리만 두 개 샀다.

 이제 세계적인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특산품으로 알려져 있다는 아이스와인 공장을 직접 견학하러 가는 길이다. 나이아가라 강을 따라 그림처럼 평화롭고 여유롭게만 보이는 캐나다의 농촌길을 지나고 도착한 필리테리 에스테이츠 와이너리(Pillittery Estates Winery)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가운데 작은 농가처럼 세워져 있었다.
우린 차가운 밀실같은 지하창고로 들어가는 길에 제조공정에 관한 설명을 들었고 시음도 했다. 세계적인 와인대회에서 여러번 수상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 아이스와인은 보통 9~10월에 포도를 수확하는 일반 포도주와는 달리 기온이 영하 10도가 되는 12~1월에 수확하여 결빙된 포도의 원액을 고압력으로 농축하여 만든 쥬스로서, 신이 선물한 넥타로 불리워진단다.

 안내 팜플렛은 일어, 독어, 중국어, 영어, 한국어의 순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한국 TV에서 방영된 필름을 버스안에서 시청한 후라 그 유명세를 짐작케 했다. 한국내 시판가격의 1/3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고 당도가 높아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식사중에 마시는 일반 포도주와는 달리 식후에 디저트용으로 마신다고 한다. 알콜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맛에 반해서, 한국현지에서의 가격차이에 혹해서 3병을 사고 말았다. 오늘도 홀짝 마셔야 할까보다.

 나이아가라 강변의 캐나다는 전형적인 전원풍경이었다. 한국의 일산이나 파주가 캐나다의 이런 풍경을 본떴다고 하던가.. 오는 길에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도 보았다. 말이 작은 교회이지 6명이 들어갈 수 있다는 그 건물은 완전 개집 사이즈였다. 몇 년전 관광객 한명이 이 교회 앞 도로를 건너다가 차에 치여 사망한 후로 버스를 세우지 않고 지나치기만 한다고 했다.

 캐나다에서의 일박이 이렇게 정신없이 끝나고 미국으로 건너갈 차례였다. 이번에는 올 때와는 달리 경찰복같은 유니폼을 입은 백인 한 사람이 버스로 들어와서 차례대로 서류들을 검사하였다. 영어가 통하지 않을거라는걸 보기만 해도 아는지 아무하고도 얘기라곤 안하고 눈짓으로만 일관하던 이 검사관은 우리가족의 시민권들을 보자마자 답답했다는 듯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니나에겐 너 예쁘게 생겼구나. 몇 살이니? 모델이니? 부터 니나아빠에겐 나라에 봉사하는 군인이라 감사하다는 말까지... 그리고 이라크와 테러전쟁까지 운운하다가 내려갔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모습을 총결산하는 기분으로 마지막 풍경을 감상하라는 유람선 선착장에서 우릴 재밌게 해주던 제임스와 이별하고 우린 교과서같은 김부장에게로 다시 인계되었다. 안개속의 숙녀호(Maid of Mist)라 불리는 이 유람선도 파랑색 우의를 입어야만 했다. 폭포 가까이로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트섬에서 내려다봤을 때 파란 우의를 입고 나이아가라 강에 장난감배처럼 떠있는 유람선을 빽빽이 채운 관광객들은 내게 흡사 유배지로 떠나는 영화 속의 POW(Prisoner Of War)들을 떠올리게 하는 바람에 우습기도 했었는데...

난 전쟁포로같은 그 우의을 입고 유람선안에서 아래 위층으로 돌아다니며 물보라를 피해 사진을 찍었다. 유람선은 미국측과 캐나다측을 차례로 폭포 가까이로 가서 몇 분씩 서 있으면서 물보라가 POW들을 충분히 적셨다 싶으면 돌아가는 것이었다. 폭포 바로 아래에서 강풍을 동반한 엄청난 물보라를 피해 선장이 앉아있는 유리칸막이 앞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을 때 그 선장은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난 매일 이짓이니 따분하기만 하지만 넌 숨지말고 즐겨야지? 라고....

 이렇게 바람의 동굴, 염소섬, 캐나다 국경에서의 야경, 유람선을 거쳐서 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영화 ‘나이아가라 폭포’의 한 장면처럼 거대한 규모, 폭퐁같은 물보라, 그림같은 야경으로 압축되어 내게 기억되고 있다.
인디언은 이 폭포를 천둥소리를 내는 물이라고 부르며 하루 중 시간과 연중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물소리가 신이 노한 것으로 알고 매년 아름다운 처녀를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안개속의 숙녀’라는 유람선의 이름 속에 숨겨진 전설이 지금도 전해져 내려오며 가끔 물보라 속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고도 한다.

 보스톤으로의 이동을 위해 나이아가라에서 5시간쯤 후에 도착한 곳이 뉴욕주의 주도인 알바니이다. 미국의 주도들이 대부분 결코 큰 도시가 아닌 것과 같이 여기 알바니도 아주 크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도시이다. 예전에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알 파치노가 잠깐 언급했던 곳으로서 그래도 주도인지라 주로 공공건물, 주청사, 주립도서관, 주의회, 기타 박물관들의 고풍스럽고도 웅장한 건물들이 주도로서의 위상을 지키려는 듯 멋지게 다운타운을 장식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보자면 보스톤까지가 동쪽으로 3시간, 뉴욕시내가 남쪽으로 3시간, 나이아가라 폭포가 서쪽으로 5시간, 북쪽으론 캐나다 몬트리올이 약 5시간, 워싱턴 디씨까지가 6시간 남짓이라고 하니 동부의 여러 유명한 곳의 바로 중심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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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나이아가라 갔다 오셨군요
평생 한번은 꼭 봐야할것 같습니다
귀한 덧글 그림 고맙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불어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아름다운  글솜씨에
한결  멋진 풍광이었습니다.
역시  이월란 시인님은  멋진 분입니다.
아름다우세요.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장감의 힘이 넘치는 귀한 글 숙독하며 여행을 하였답니다.
으스스 떨리는 감마져 온 몸에 전율되어 더욱 더 스릴 넘치게 느껴 지는군여.
감사히 여행다녀 갑니다.
고귀한 글 기대하며 물러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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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하나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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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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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유(回游)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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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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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가방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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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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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2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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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拷問)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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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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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무렵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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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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