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없는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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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월란
처음 새치가 보였을 땐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켜주겠다 입방정만 놓고 간
옛 연인을 보듯 배신감에 치를 떨며 뿌리채 뽑아버렸었다
이제 더 이상 우려낼 것이 없다 아침마다 하얗게 돋아나는 사망진단서들
지들끼리 싸우고 버티다 하나 둘씩 손 들어 버리곤
백기 들고 올라오는 고것들을, 싹수가 노랗다 야멸차게 쏙쏙 뽑아버렸었다
내겐 입 싹 닦고 있지만 돌아서 쑥덕거리는 타인의 험담을 가늘게 흘려듣듯
주인인 나마저 보고받지 못하는 내 육신의 사망소식들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파릇파릇 새싹들을 탄생시키고 있던
천둥 벌거숭이 마음은 전능하신 신의 실수라도 발견한 듯 아연했었다
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2007..6.1
댓글목록
장윤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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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기의 아픔을 ..버려짐을 .. 그리고 다시 정돈하는 마음
두피에 부드러운 안마가 필요할 것같아요 ^^
우리의 마음도 좋은것만 담고 불필요 한것은 버리는 지혜가 필요 하겠지요
고운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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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인이 아니었다##
빈대떡처럼 빚어진 육신의 그루터기에 코를 박고 있는 구경꾼일 뿐
청지기되어 살라 하셨는데 난 쥔장노릇에만 익숙해져 있다
다 내것이었는데 난 거들났다 통보 받지도 못하는 주인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사표 내고 뒤집어질까.....## 하다 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주신글 뵙습니다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김영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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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스러운 삶을 적 라라하게
표현하시는 이월란 시인님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감사합니다
朴明春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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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 빗어넘기곤 염색하러 간다.
짤 없는 주인장
멀대같은 주인장
ㅎㅎ
삶이 버겁습니다.
열정에 쉬어 갑니다.
행복하십시오^^
이순섭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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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얼굴 잠시 비쳐 보며 머리털을 유심히 쳐다봅니다. 그런대로 흰머리는 많지 않은 것같습니다.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천동숙 시인님의 `바뀐 신발`을 소개해 드립니다.
잠시 벗어둔 신발을 싣는 순간
남의 집에 들어온 것처럼 낯설고 어색했다.
분명 내 신발이었는데
걸을 때마다 길이 덜커덕거렸다.
닮아 있는 신발 뒤축에서
타인의 길이 읽혔다.
똑같은 길을 놓고 누가
내 신발을 싣고 가버린 것이다.
늘 직선으로 오가던 길에서
궤도를 이탈해 보지 않는 내 신발과
휘어진 비탈길이나 빗물 고인 질펀한 길도
거침없이 걸었을 타인의 신발은
기울기부터 달랐다.
삶의 질곡에 따라
길의 가파름과 평탄함이
신발의 각도를 달리 했던 것이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은
타인의 신발을 싣고 걷는 길
나는 간신히 곡선을 직선으로
바꾸었다.
심사위원 : 황 동 규, 박 태 일, 최 영 철
목원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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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 시절엔, 어서 커서 어른이 되어야지
선망했었는데, 성인이 되어 햇수가 겹치더니
이제는 어린이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합니다. 그래서 절로 찾아드는 어른의 징표를
조금이라도 늦게 아니면 단장하여 젊게 꾸밈은 너나없이
하는 것 같습니다. 내 보기 좋은 것 남도 그러하니 서슴지
마시고 젊음을 만끽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신 위생에도 좋습니다. 재미있는 시 잘 감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