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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전봇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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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067회 작성일 2010-10-14 11:00

본문

                                  시멘트 전봇대             

                                                    이 순 섭

똑같은 전선이라도 흘러들어가는 집마다 전기는 다르다.
100V · 200V · 300V 씩 전압 상승하는 사다리는
전기에 감전돼 사라진지 오래
가로수 가지치기 계절에 가벼운 몸 위로 실어 나르는 중장비 바구니 차
길게 뻗은 전선을 피해 나뭇가지로 솟아오른다.
바구니 안에 담긴 가지치기 선수는
밑에서는 가지까지 닿아야하는 앞부분만 톱인 긴 장대 대신
자루 짧은 톱으로 가지를 썰고 있다.
이름 모를 새 둥지가 보인다.
전류는 보이지 않고 긴 전선만 일직선으로 누워있는 공중은
무중력에 힘을 가해 무겁기만 하다.
가지가 하나씩 땅으로 떨어질 때마다 새 똥 묻어난
나무 잎사귀 가루가 바람에 날려 지나가는 사람들
코와 입 속으로 들어간다.
재채기 나오는 계절을 뛰어넘어 큰 사이클 그리는
목구멍 속 톤에 달은 어느새 나타났는지 빛을 발하고
어둠에 몰린 강아지는 골목길로 사라진다.
나무도마가 있으면 칼이 있고
닫을 수 있는 셔터가 있어 안과 밖이 구분된다.
살아온 내력을 숨기는 세상에 별일도 다 있다.
전선 연결해 우둑 솟은 나무 전봇대에 밀려 나타난
시멘트 전봇대에 새들은 둥지를 틀지만
나무를 나무로 여기지 않으며 흘러가는 전압에 입부리 향해
구부려 새알만큼 작은 알의 모양으로 깃털을 말아 올린다.
바람에 전선이 흔들려 작은 파문 열며 소리를 낸다.
전기 빛 밝기에 빈부의 격차는 없어 저녁 식사하는 탁자에
시멘트 전봇대가 말아준 김밥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가난한 입 속으로 들어간 김밥은 소화만 잘돼 되새김질 칠
필요 없이 굵은 대장 속으로 숨어든다.
오늘도 같은 전압만 흘러 보내는 나무 없는 시멘트 전봇대
똑같은 전류만 흘러 보낸다.
부자만이 먹는 김밥이 일어서서 나무 전봇대로 걸어간다.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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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멘트전봇대 에서
나누어 주는 전기로 오늘 아침도
편리하게 준비하고 출근을 했지요.
누구나 누렸을 문명의 혜택입니다.
이순섭 시인님, 건안 하시지요??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멘트 전봇대는
부자집에도
가난한 집에도
똑 같이 공평하게 전류를 보내줍니다
세상 이야기 같은 좋은 詩
감명 받으며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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