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운산의 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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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선운산의 餘恨
신 동 일
가을이 익어가는 고창
선운산의 산천은 오색으로 출렁이고
각처에서 모여든 차량들로 열을 갖추어
긴 하품 토해 내는데
색색으로 조화된 객들은 자연과 한몸이어라
주렁주렁 홍시는
행인들에게 미소 던지고
숯불에 익어가는
구수한 밤(栗) 내음이
발목을 잡네.
드넓은 잔디밭 한 구석엔
빛 바랜 선운산가의 비문이 초라하니
덧없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구름처럼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데
부귀도 영화도
다 부질없는 것이라 깨우쳐주고
인생도
산처럼 물처럼
순리대로 마음 비우라네
갈 바람에 맥없이 뒹구는 낙엽
올 한 해도 저물어가는가.
초라한 비문에 넋을 잃고
해석하다보니
-백제시대 장사사람이
한양으로 복역나갔다는데
언제 돌아올지 모를
남편을 기다리다가
하냥 기다림에 지쳐
선운산에 올라 한양 쪽 바라보며
목타는 구절 구절 쓸쓸하고
희미해진 몇 자의 비문만이
구곡간장 태우네그려.--
[ 선운산가의 원문-長沙人 征役 過期不至 登禪雲山 望而歌之
장사인 정역 과기부지 등선운산 망이가지 ]
--고려사(高麗史)》 <악지(樂志)>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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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비문을 바라보며 엣사람과 현재의 나를 생각하고 더 나아가 인생을 생각하는 가을의 길목인가 합니다. 하냥 기다림에 지치고 지친 아낙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정영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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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일 선생님의 글을 읽고
저도 선운산 한번 갔다온 것 같아요.^^
윤해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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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지난 주에 산행을 갔더니, 산의 나무들이 옷 갈아입고 변신하느라 분주하더이다.
그 색깔 만큼의 차량과 형형색색의 옷을 입는 사람들이 온통 가을과 하나이더이다.
글에 머물다 갑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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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처럼 바람처럼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데..........시심을 정리하며......매번 신 시인님의 시에서 많은 생을 접합니다...건강 하시길.....
이선형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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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산 가을을 마음 것 느낌니다. 인생의 가을 또한 봅니다.
좋으신 나날이시길 바랍니다.
신동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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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원기님 감사합니다./정영희님 그날 긴 시간 못가져 아쉬움이../윤해자작가님 감사해요../오영근님, 이선형작가님 고마워요 자주 제방을 방문해주시고 평도 해주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