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조윤옥

가시고기도 고슴도치도

제 자식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건만

가족을 쉽게 버리는 일

자신만을 아는 것 무슨 일인가

게다가 핏줄을 남기고

아무리 생각해도 먼먼 길

싫다는 외마디

맹랑한 자아발상들 어떻게 말릴까

처절한 통곡의 눈물자국

씻지 못하는 의식의 허물에

자연도 빛을 잃고

피는 꽃도 삭는 몸짓을 보게나

힘들어도 함께 라는 울타리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숙성된 온갖 꽃을 피우는

삶의 의미를 심어보도록 하세나

         조윤옥

시작이 어렵다

한발이 먼저인데

높은 곳이 우선인 마음들

무겁고 무겁다

내딛자 손을 잡고

가면 갈수록 미로 어둠 속 발길

무서워도 둘이라면

반짝이는 반사 신경 터널을 뚫고

두런두런

힘을 내자는 작은 소리

멀지 않다는 믿음

가볍고 가볍다

끝은 희망으로

뒤돌아 서지마

         조윤옥

망설이지 마

결정한 일이니까

숨을 헐떡여도 괜찮아

잠시면 돼

뛰는 동안

가슴속 가득

푸른 하늘을 만들어 봐

뒤돌아보지 마

앞을 봐

승리의 메달이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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