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쁜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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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세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246회 작성일 2011-10-29 20:10본문
가쁜 숨소리
오세정
나 사는 동네
이삿짐 차 골목 막는 일 부쩍 늘었지만
햇살 퍼지면 이동시장이다. 만물상이다.
아침부터 찝찔한 미역 냄새 비릿한 생선 냄새 들이 닥치고
상큼한 사과 향 지나가고
파 마늘, 오이, 호박, 한 보따리 거저
두 보따리 싸게는 차 마다 같은 소리
사그라진 앞가슴 등뼈도 굽었는데 싱싱하단다, 꽁치
왔다 간 저녁
집집마다 구워지고 튀겨지고 뜨겁다 아우성
동네를 흔든다.
그 뿐인가
컴퓨터, 세탁기, 냉장고, 텔레비전 삽니다. 고장 난 가전제품 삽니다. 귀청 찢어지게 울려대며
당장 사라 강요하는 소리 같은
쏟아내고 쏟아내는 새 것들
손 맞춘 카드 뒤집어쓰고
날일 쫓아 뛰는 이웃
틈 비집고 들어가 야금야금 빼내가는
눈 뜨고 내주는 멍청한 내 간肝
차라리 빈손에 들려 가소서
바쁜 동네 나 사는 곳
들어오고 나가고 잦아지는 가쁜 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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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 살아가는 모습들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