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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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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337회 작성일 2012-01-26 14:44

본문

<추적 검사>
 
                             김혜련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본 사람은 다 안다
주치의 선생의 입에서 걸어 나온
“6개월 후에 다시 봅시다.”
라는 마른 미역 줄기 같은 한 문장의 말발이
환자에겐 치명적 불안감으로 새겨진다는 것을
정작 주치의 선생은 짐작조차 못한다.
 
6개월 후 주치의 선생 앞에 앉아
그의 미간의 찡그림 하나
입술의 씰룩임 하나
파랗게 면도한 잠재된 수염의 흔들림 하나
모공의 열림과 닫힘 하나에도
숨죽이며 침조차 삼키지 못하는
환자의 타들어가는 마음을 모른다.
 
“다행히 종양이 다른 곳에 전이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안심할 수 없으니 꾸준히 운동하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6개월 후 다시 봅시다.”
비로소 ‘아’하고 한숨이 터진다
6개월간은 살아도 되는구나
6개월간은 살 수 있구나
꼭 비정규직 노동자 같다
6개월 계약 기간 동안
삶이라는 노동 현장에서 시달리다가
6개월 후에 재계약하거나
아니면 죽음이라는 이름으로
해고당하는 그런
비정규직 노동자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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