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1988 이포리 쪽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676회 작성일 2014-02-20 23:17

본문

<1988 이포리 쪽방>
 
                                          김혜련
 
갈꽃섬 이포리 혜성장
여섯 개의 쪽방이 구멍가게를 중심으로
여섯 마리 돌게처럼 엎드려 있다.
한평생 고기만 잡던 주인 장 노인은
이제 쪽방 한가운데 코딱지 구멍가게
하나 차려놓고 날마다 바다 바라보며
소주 마시는 게 일상이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바다가 아니다
물거품 토하며 사라지는 고깃배도 아니다
가슴 속에서 숯이 되고 재가 돼버린
그놈 정명(正名)이 이름처럼 바르게 살고자했던
수산고 졸업하고 아비 뒤를 이어
고기잡이하겠다던 그 청대 같은 놈
그놈을 잡아먹은 바다의 게걸스런 입이다
붉은 눈의 장 노인은
시린 소주를 목 안으로 밀어 넣고
먹먹해진 가슴을 두 손으로
퍽퍽 치며 밤 새 운다.
갈바람이 문풍지 때리며 달래는 밤
건넌방 늙은 상업선생 길 선생의
코 고는 소리는 한 옥타브 올라가고
옆방 읍사무소 직원 정 씨 부부의 숨소리는 거칠다
뒷방 가정과 홍 선생은 별밤을 듣는 모양이다
나는 오늘밤도 어김없이 찾아와
창호지 문에 파란 불빛을 서비스하는
도둑과에 속하는 고양이를 보며
쌀통에 숨겨놓은 소주를 꺼내 홀짝거린다.
1988년 이포리 혜성장의 밤은 깊어간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가 삶이고 터전이었던 그곳에
자식을 잃어버린 심정 오직이나 하겠습니까
그 마음 쓰디 쓴 쇠주를  부어 달래는 것이 눈에 선합니다
바다는 때로 어머니 같은 품이었다가
또 한순간 짐승으로 돌변하는 무서운 짐승이지요
1988년 이포리 혜성장 쪽방의 서글픈 풍경에
잠시 생각을 풀어 놓고 갑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1988년 제가 갈꽃섬에서 교직생활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곳 사람들 중에는 자식을 또는 아버지를 바다에 빼앗긴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한맺힌 가슴 속 이야기들을 듣곤 했지요.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69건 2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29
씨븐너물할매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5 2014-10-19 0
228
아버지의 구두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0 2014-05-23 0
227
단풍 노숙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8 2013-10-04 0
226
2013 가을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6 2013-10-04 0
225
선풍기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5 2010-08-06 10
224
울지 않는 아이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7 2014-11-16 0
22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2013-04-14 0
22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3 2015-09-25 0
221
고향집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2013-05-27 0
220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8 2014-06-15 0
21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6 2010-10-14 8
218
비 오는 날 밤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1 2013-06-10 0
217
죽이는 만찬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6 2010-08-09 10
21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5 2011-02-15 0
21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3 2020-11-07 1
214
스무 살의 여름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9 2010-08-06 10
213
도토리묵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6 2010-10-16 7
21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4 2009-11-08 4
211
먼지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0 2013-06-10 0
21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6 2013-01-15 0
209
스마트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2013-01-15 0
열람중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7 2014-02-20 0
207
겨울밤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4 2010-11-23 10
206
면소재지 마트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2015-06-16 0
20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4 2013-01-15 0
204
운명이라는 길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5 2015-11-29 0
203
고장 난 냉장고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2015-07-29 0
202
폐냉장고 댓글+ 7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8 2010-11-22 10
20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6 2015-06-16 0
20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2 2022-09-20 0
199
오래된 달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3 2015-06-09 0
198
살처분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7 2014-02-20 0
197
산국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3 2010-10-16 6
196
발길질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8 2010-11-22 9
195
무화과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8 2014-10-19 0
194
일대일 모기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2015-09-25 0
193
의성어 아파트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6 2015-08-02 0
192
포맷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2014-06-15 0
191
낙엽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4 2014-06-15 0
19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2 2010-10-14 7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