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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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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555회 작성일 2014-06-15 03:07

본문

<낙엽>

                                            

                                              김혜련


오래 전부터 명예퇴직을 생각해왔어요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를 어슬렁거리는 듯한 추위를 느껴요

불길이 번지는 아파트 14층 같은 답답함을 느껴요

말라 비뚤어진 해바라기 꽃대 같은 절망을 느껴요.


어둠의 검은 입자에 발목이 푹푹 빠지는

이 십 이 시 이십 분 야자감독을 끝내고

교문을 나서면 허기진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요

한때는 푸른 빛 희망의 잎사귀로

지도안을 쓰고 교단일기를 쓴 적도 있지만

이제는 훈장보다 무거운

하지정맥류가 4층 계단에 매달려 있고

목소리엔 만성 인후염이 영구 임대 중이랍니다.


하루를 떠나보내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지 이제야 깨달아가요

낙엽 지는 것들의 마른 속살이 되어

뒷모습도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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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
   
  복효근

떨어지는 순간은
길어야 십여초
그 다음은 스스로 일조차 아닌 것을
무엇이 두려워
매달린 채 밤낮 떨었을까
애착을 놓으면서부터 물드는 노을빛 아름다움
마침내 그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죽음에 눈을 맞추는
저 찬란한

신.
동감가는 시 한편 옮겨 봅니다
고맙습니다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경숙 님, 한 번도 얼굴을 뵌 적이 없지만 따뜻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지니신 분일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항상 깊은 울림이 있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복효근 님의 시를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교단생활이 어렵지요
종일 서있어야 하고 매일 목소리로 아이들과 세상을 달래야 하니까요
또한 인성교육의 막중한 임무까지...
낙엽의 역활처럼 우리도 최선을 다하며 아름다운 추억의 자리로 되돌아 가야지요..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가 끝나는 시점
낙엽 같은 비애에 젖는군요
그러나 다음 날
거름 같은 다음 날이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채금남님의 댓글

채금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이 떨어져도 봄에는 새로운 희망이 파릇하게 피어나잖아요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나 가슴에품고 살아요
늘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김순애 님, 채금남 님, 반갑습니다. 이 여름에 낙엽을 생각하고 있는 제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나이가 먹었다는 증거이겠지요. 따뜻한 격려의 말씀과 감상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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