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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암 연(暗 然)☆( 영상 / 돛단배 )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099회 작성일 2005-10-30 21:20

본문






☆가을 암 연(暗 然)☆

詩:고은영



천년을 살았을 느티나무가
바람의 눈도 피하지 못해 몸살 앓다 가
누렇게 뜬 긴 시간의 얼굴 위로
봉인된 비밀을 간직한 채 추락하는 계절

지금은 재스민덩굴 같은
이름없는 여인의 치맛자락에
코를 대고 킁킁거리며 입술을 비비던
그 많은 애인들의 행방을 나는 모른다.
외로운 가을 바다 빈 그물엔 고기가 없다.

대책 없이 휩쓸리는 의식의 경계로부터
어둠은 암 냄새를 풍기며 씨알머리없게
피아노 음률로 낙엽 지는
초라한 영혼을 일으켜 소리없이 젖어들었다.

늙은 애인이 그리워했을 아릿한 창가
그리움을 치장하고 긴긴 날 피곤함을 쉬다 갈
결 고운 자리에 동백처럼 서러운 사향을
가을이 깊도록 뿌리고 또 뿌렸다.

그들은 기다림의 가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기다리는 일은 깊음의 고독한 술처럼
취하여 쓸쓸해지는 일
생존엔 거짓의 옷을 입을 수 없다.
서서히 지각의 혼돈에 온몸이 흔들렸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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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엊그제 뵈오니
님의 시 속에 끈적이는 짙은 그리움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알 둣 하군요.
다시 그리움의 강은 흘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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