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오래된 달력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620회 작성일 2015-06-09 11:46

본문

오래된 달력
 
                                           김혜련
 
이제는 창고라는 말이 입에 착착 감기는
33평 아파트 작은방에서
박스째 사놓고 쓰던 염색약이 안 보여
어설픈 두더지마냥 반쯤 넋이 나간 채
온 방을 킁킁대다가
일그러진 박스 속에서 5년 동안이나
깊은 잠에 곯아떨어져 있는
오래된 달력을 훔쳐보게 되었네
2010년 간신히 병석에서 도망쳐
복직을 하고 3월 햇살에
현기증이라는 큰 상처를 입으며
조금씩 적응해 갈 무렵
아버지는 내 가슴팍에 지워지지 않는
검붉은 도장 하나 팡 찍어놓고
다시 못 올 곳으로 떠나셨네
미친 여자 머리카락처럼
질리도록 내리던 그 해의 봄비는
아버지의 부재에 슬픔과 절망을 덧입혀
살아남은 식구들의 심장을 야금야금 베어 물고
시립묘지 한복판에서 잔인하게 통곡하네
술에 취해 어느 뒷골목에 쓰러져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던 아버지를 기다리던
유년 시절의 그 막막하던 어둠이
차라리 그리웠네
아버지를 닮은 비릿한 바람이
시골집 안마당을 쓸면
살아남은 식구들 가슴을 물들이는 핏빛노을이
슬픔을 입막음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아버지는 오래된 달력 속에서 주름진 미간으로
눈물 같은 웃음을 선물하려 애쓰시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력 속에는 우리의 일년 생활이 모두 적혀 있지요
누가 태어나고 누군가의 기일이 적혀 있는 집안 대소사의 일들
그런 달력의 텃밭을 가꾸어 가고 있습니다
저역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나간 달력속에 깃든 아련한 추억
그속에 스크린 처럼 빠져보는 그. 날 .들.
아픔도 즐거움도 현재를 있게 해주는 밑거름의
거름이 되어 지금 그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결실들이
하나씩 하나씩 영글어 가는 과수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처 익지 못하고 떨어진 과일부터 새들에게 쫒아 먹힌 과일
튼실한 과일 까지 좋은 추억 간직한 과일 수확 거두시길
고맙습니다
(오래된 달력 )속에 간직한 아버지 얼굴

김혜련님의 댓글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님, 정경숙 님, 반갑습니다. 항상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제게 힘이 많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69건 7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9
무화과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6 2014-10-19 0
28
운명이라는 길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4 2015-11-29 0
27
다알리아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2017-07-14 0
26
갱년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2018-02-09 0
2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4 2018-11-20 0
2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2022-12-14 0
2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2023-07-29 0
2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 05-16 0
21
김치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0 2011-10-11 0
20
스마트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9 2013-01-15 0
1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0 2013-11-24 0
18
울지 않는 아이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5 2014-11-16 0
17
만두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4 2016-02-03 0
1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2017-07-19 0
15
봄의 옆구리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2018-02-20 0
1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9 2019-01-04 0
1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2022-12-29 0
1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2023-08-03 0
1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 05-16 0
1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5 2011-10-18 0
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5 2013-01-15 0
8
마지막 꽃단장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6 2014-02-10 0
7
시간 저장고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7 2015-05-28 0
6
겨울 개나리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2 2016-02-03 0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9 2017-07-19 0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2 2018-02-20 0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 2019-01-05 0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2023-02-09 0
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2023-09-18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