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의 길

                 조 현 동

 지금막 현관문을 열고서
 간절하게 순례의 길을 떠나고자
 집을 나서는 그대

 고결한 순례자여

 우리의 삶 자체가 바로
 참으로 순결하고 숭고하며
 위대한 순례의 길임을 모르시는가

 우리의 인생살이 그 자체가 바로
 지극히 지고지순하며
 더할 나위 없이 위대한
 순례의 길임을 모르시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우리의 삶과
 우리가 선택한 인생살이 그 자체
 바로 이대로의 이 모습이야말로

 참으로 순결하고 숭고하며
 지극히 위대한 순례의 길이요
 더할 나위 없이 경근한 순례자의
 참 삶의 모습임을 진정 모른신단 말인가

 지금막 현관문을 열고서
 간절하게 순례의 길을 떠나고자
 집을 나서는 그대

 고매한 순례자여

 진정한 참 순례자의 삶
 진정한 참 은둔자의 삶
 진정한 참 구도자의 삶을

 이제라도 제대로 알고서
 지금이라도 멋지게 한번
 제대로 잘 살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