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조소영

장마 끝에 쓰러져도
몸을 일으키는 꽃
상처 난 몸으로
거친 비바람과 천둥 번개의 
두려움을 이겨낸
아침 햇살을  마주하고 있는 꽃
고즈넉한 산의 숨소리와
새의 날갯짓을 그리워하는
거친 세상
잎새에 내려앉은 흙탕물
툭툭 털어 무지갯빛 바람에 말리는
쪽빛 세상을 꿈꾸는 잎
새로 돋아납니다
작고 소박하지만
스러졌던 이슬과 새벽빛 닿아
더불어 일어나 한 가슴에 피는 꽃
꿋꿋이 올라와 환하게 밝히는
묵묵한 강한 외침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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