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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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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 댓글 0건 조회 3,132회 작성일 2019-08-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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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집

김 경 희

어릴 적 내 고향집에는
널찍한 윗마당엔
봄이면 살구꽃이 만발하고
텃밭엔
가지 오이 들깨 고추도 심어 놓고
오래된 향나무엔 그네 매달아
자매들 서로 먼저 타려고
티격태격 실랑이 벌이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아랫마당
낮은 포도밭 밑으로
시도 때도 없이 들어가
설익은 포도송이 언제 익을까
기다림에 애간장을 태우고

탱자나무 울타리 노란 탱자
바구니에 가득 따서
방에 들여 놓으면
방안 가득 상큼한 탱자 향기가
진동을 하고

낮에는 엄마가
밥 위에 쪄 준 깻잎사귀와
암닭이 낳은 알로 계란찜을 해서
배부르게 먹고 나면

찹찹한 대청마루에 엎드려
콧노래 부르며 숙제 하다가
스르르 달콤한 꿈 속으로
빠져 들곤 했었다

밤에는 마당에 멍석 깔고 누워
쏟아지는 별 이불을 덮고
동생들과 알콩달콩 한참을
이야기 보따리 풀어 놓다가
찬바람이 들어 서늘해지면
그때사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은 헐어서 없어 졌지만
그 시절 가족들과의
행복한 추억을 선사한 고향집은
언제나 내 기억속에 잔재되어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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