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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두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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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검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892회 작성일 2019-09-04 15:37

본문

스산한 대나무 숲길 사이로

가을 달빛 의지하여

두 그림자 걸어간다


앞 그림자는 까까머리 머슴아

뒷 그림자는 초로의 아낙네


손 잡아 당겨주며 징검다리 건너고

꼬부랑 골목 길을 돌고 돌아

초가 행랑채 마루에 걸터 앉았다


두 그림자 따라 온 반달은

늙은 대추나무에 걸어두고

에미와 막둥이는 늦은 저녁을 먹는다


남의 밭일 하루 품삯은

갈치 한 토막에 보리밥 한 바가지

에미 한 술에 막둥이는 두 술


온 종일 지친 허리 마루에 누일 때

막둥이는 마른 젖 무덤을 파고 들고

구들막 귀뚜라미는 철없이 재잘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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