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눈을 만나도


                              조소영

사월
꽃 보러 가는 길

혹독한 황소바람에게 내어준 감정
황무지에서 깨어난 속절없는 날개들
여린 듯 무덤덤한 꽃잎들 갑작스레 그만

천지간 마음 날리다 뜻밖에 만난 눈
그 마음 감싸 안아 주려
애달픈 가슴 휘양처럼 씌어주려 함인가

나뭇가지 매달린 생명들 틈새로
보듬으려는 하늘의 마음인가
봄바람에 깨어난 조용한 날갯짓

꽃잎 내려앉아
편지처럼 가슴에 젖는 문장은 시나브로
사라져 빗금 진 그늘로 남으리

초록 자전거에
서러움 가라앉힌 마음
나이도 잊은 미소로 꽃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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