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이사가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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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인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22회 작성일 2020-04-27 16:45본문
열두 번째 이사가는 꿈
김인달
내 어릴 적 왼쪽 가슴에
얼굴 보다 큰 코수건이 펄럭이던 그때
연녹색 싹이 트는 봄이 올 때면
두 동생의 손을 잡고
국가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경상도와 충청도를
봄날 보 떠난 못물 돌아 내리듯
아버지의 단봇짐 보따리에 얹혀 설랑
엄마의 이삿날 단자 앞세워
안동 역에 내려
영양 행 버스를 타고
석보로 가는 마차에 실려
여름 밤 거미줄 흔들리듯 일렁일렁
도시에서 촌락으로 다시 도시로 기울떡기울떡
고개 넘어 충청도로
맑은 날은 보리 뚝 훑어 먹고
궂은 날은 보리개떡 쪄먹고
도랑물에 세수하고
아제비 따라 쭉삐 잡아 끓여 나눠 먹다
엄마의 눈물로 지은 저녁밥에
말없이 장롱을 어루만지는 아버지
할머니 팔 베개와 옛날 얘기가 주렁주렁 열린 밤
잠긴 눈으로 듣는 동생들도 나도
열두 번째 이사 가는 꿈을 꾼다
일렁일렁
.......
새 집으로 기울떡기울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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